한국 좌타 라인, 뜻밖의 부진
OSEN 기자
발행 2006.03.03 17: 50

15타수 1안타. 3일 대만과의 WBC 1라운드 개막전에서 한국의 좌타자들이 거둔 성적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한국은 대만이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한국은 우타자 보다는 좌타자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는 의미도 된다.
대만전에 왼손 타자 4명이 선발로 기용됐지만 비중은 숫자 이상이었다. 이병규가 톱타자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임무를 맡았고 4번 김동주의 앞 뒤로 이승엽, 최희섭 두 좌타자가 포진해 중심 타선을 이뤘다. 또 한 명의 왼손인 이진영은 7번.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한국이 기록한 7안타 중 왼쪽 타석에서 나온 것은 2회 최희섭의 2루타가 유일했다. 4회 볼넷으로 출루한 이승엽이 홍성흔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온 것이 그마나 유일한 공격 공헌이었다.
톱타자로 나선 이병규는 1회 상대 2루수의 실책으로 출루한 것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5회 1사 2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쳤지만 홍성흔의 유격수 직선 타구 때 횡사했던 최희섭은 이후 3번의 타석에서 모두 주자를 두고 적시타를 날리는 데 실패했다. 4회 1사 2루, 6회 무사 1루, 8회 2사 1루를 모두 놓쳤다.
이승엽 역시 1회 1사 2루에서 삼진, 5회 2사 3루에서 중견수 플라이, 8회 무사 2루에서 2루 땅볼을 쳤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진영은 6회 2루수 앞 병살타를 비롯해 3번의 타석에서 모두 내야땅볼로 물러났다.
이날 한국이 7안타를 치고도 2득점에 그쳐 끝까지 가슴 졸이는 경기를 펼쳐야 했던 것도 결국은 좌타라인의 부진과 무관치 않았다.
한국이 대만에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좌타자들이 동반 부진에서 탈출해야 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다. 1라운드에서 일본을 이겨야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남아 있는 2라운드 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5일의 일본전은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언더핸드 와타나베(롯데 마린스)를 깨야 한다. 언더핸드 투수인 만큼 왼손타자들이 앞장서지 않으면 한국이 고전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또 하나 좌타라인의 분발이 요구되는 것은 김동주가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4번 타자를 맡아 3일 경기 6회 내야안타를 기록했던 김동주는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어깨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어 앞으로 경기 출장이 불가능하게 됐다.
김인식 감독으로선 남아 있는 오른손 거포 김태균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겠지만 그에 앞서 좌타라인이 살아나야 전력누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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