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실링(40.보스턴)이 완전한 재기를 향한 첫 걸음을 산뜻하게 내딛었다.
실링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시티오브팜스파크에서 펼쳐진 보스턴 칼리지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첫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4이닝을 단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보스턴은 전통적으로 시범경기 초반 보스턴 칼리지와 경기를 펼친다.
실링은 경기 후 "몸 상태가 (발목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4년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실링은 2004년 21승 6패 방어율 3.24로 보스턴에 와일드카드를 안긴 뒤 포스트시즌에선 다친 오른쪽 발목을 응급 수술한 뒤 '핏빛 투혼'으로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과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받은 무릎 수술에서 회복이 늦어지며 지난해 76일간이나 부상자 명단(DL)에 올라있는 등 8승 8패 방어율 5.69의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실링은 3월 22일에서야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이 가능했을 만큼 페이스가 늦었다. 당시 보스턴 마이너리거들을 상대로 3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실링은 결국 DL에 올라 시즌을 시작했다.
이날 등판에서 실링은 35개를 던지는 동안 빠른 공이 시속 92~94마일을 기록했다. SF볼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모든 변화구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경기 시작 후 첫 10타자를 범퇴시켰다. 실링은 "첫 공을 던지는 순간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지난해 부진 끝에 찾은 정상이기에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실링이 2004년으로 돌아간다면 조시 베켓-데이빗 웰스-팀 웨이크필드-브론손 아로요-맷 클레멘트-존 페플본 등 양적으로 풍부한 보스턴 선발진이 질적으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팀 창단 후 최초가 될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청신호를 켜게 된다.
물론 대학 타자 상대 피칭이었던 만큼 실링의 다음 등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