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자신의 새 안방이기도 한 도쿄 돔에서 2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아시아의 대포’다운 위용을 마음껏 과시했다.
이승엽은 4일 WBC 아시아라운드 중국과 2차전에서 홈런 2개 포함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한국의 낙승을 이끌었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또한 이승엽 자신으로선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6년만에 맛 본 홈런이기도 하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린 이승엽은 3회 1사 2루에서 한국의대회 첫 홈런을 기록했다. 중국 선발 천군의 2구째 (볼카운트 0-1) 몸쪽 슬라이더(126km)를 잡아당겨 도쿄 돔 우측 담장을 날렸다. 구장 전광판에 비거리 120m로 표기된 아치였다.
이승엽의 홈런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9-1로 앞선 8회 선두 타자로 나와 중국의 4번째 투수 라이궈준의 3구째(볼카운트 1-2) 변화구(119km)를 또 한 번 잡아당겼다. 이번 아치는 더 크게 그려졌다. 비거리 130m.
홈런 2개뿐 아니라 4회와 5회는 안타도 기록 5타석서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는 기염을 토했다. 5타점 2득점을 올렸다.
이승엽의 활약은 김동주의 부상으로 중심타선에 구멍이 생긴 한국팀으로선 반갑기 짝이 없는 일이다. 특히 3일 대만전에서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 1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이날 타격감을 찾아 5일 일본전에서의 활약은 물론 WBC 2라운드도 기대를 갖게 했다.
이승엽은 경기 후 가진 히어로 인터뷰를 통해 “오늘은 부담 없이 경기를 치렀다” 며 “5일의 일본전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게임이다. 선수와 응원단이 힘을 합쳐 승리하자”고 말했다.
-오늘 홈런 2개를 쳤다. 소감은.
▲우선 몸 상태가 좋았다. 어제 선수들이 모두 잘 해줘서 대만전에 이겼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팀 동료였던 일본 대표 와타나베와 5일 맞대결을 벌인다.
▲본선에 올라 갔기 때문에 내일은 부담 없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 내일 경기도 중요하고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응원 나온 팬들에게 한마디.
▲성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 내일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경기다. 오늘 보다 더 열심히 응원을 보내주시고 선수들과 응원단이 힘을 합쳐 승리를 따내자.
-김동주가 부상으로 빠지게 됐다.
▲그동안 국가대표 선수로 같이 뛴 적이 많다. 김동주가 빠지게 된 것은 우리 선수 모두의 책임이다. 김동주를 위해 승리하고 싶다. 비록 함께 뛸 순 없어도 우리 마음속에는 함께 있다는 것을 경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오늘 유니폼 하의를 스타킹이 보이도록 짧게 입고 나왔다.
▲어제 경기를 마치고 최희섭 선수가 제의했다. 부진한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에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이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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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3회 투런 홈런 타구를 쳐다보고 있다./도쿄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