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일본 킬러'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WBC 아시아라운드 개막직전 친정팀 한화로 복귀한 구대성이 한화 팬뿐 아니라 고국의 야구팬 모두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5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아시아라운드 최종일 일본전에서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이 1-2로 뒤지던 7회 무사 1루가 되자 김인식 감독은 4번째 투수로 구대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여기서 추가로 실점을 허용했다가는 경기의 승패도 그대로 굳어지기 때문이었다.
이치로를 1루에 두고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일본 타자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니시오카를 상대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이치로의 움직임을 견제구로 꽁꽁 묶었고 니시오카의 타이밍을 빼앗으면서 4개의 공으로 스탠딩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대타 와다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은 구대성은 4번 타자 마쓰나카 마저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 했다.
한국이 이승엽의 2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에도 구대성은 마운드를 지켰다. 직구와 미국에서 새로 익힌 스트레이트 체인지업, 서클 체인지업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8회 선두 타자 다무라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나머지 두 타자도 범타 처리,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억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구대성은 지난 3일 대만전 6회 1사 2루에서도 구원등판, 무실점 피칭을 보인 바 있다.
경기 후 “아마추어 시절부터 20년 동안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일본전에 나선 모든 경기에서 3점 이내로 막았다. 항상 자신이 있었다”는 자신의 말대로 구대성은 일본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일본 킬러로 맹활약했다. 예선전 1회 구원투수로 올라가 7회 교체될 때까지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연장 10회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동메달이 걸린 3,4위전에는 마쓰자카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5피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당시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구대성은 “일본에서 대부분 상대한 선수들이라 나를 잘 알고 있어 사실 힘든 경기였다. 변화구 보다는 직구를 주로 던진 것이 주효했다”고 5일 경기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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