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WBC 예선은 '비극적 흥행작'
OSEN 기자
발행 2006.03.06 15: 19

[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일본에서 흥행작이 됐다. 그러나 그토록 보고 싶어한 해피엔딩이 아닌 반전 드라마여서 일본인들로선 유감스러웠을 것이다.
일본 미디어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WBC 아시아라운드 개최국이자 아시아의 최대 야구시장인 일본 간토 지역의 시청률 조사에서 일본 대표팀의 3경기는 나란히 18%가 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 토 일 주말 3연전이 저녁경기로 벌어졌음에도 니혼 TV가 중계한 일본-대만전이 20.3%를 기록했고 TV 아사히가 중계한 한-일전(18.5%)이 그 뒤를 이었다.
자못 시시할 게 뻔했던 일본-중국전(TBS 중계)도 18.2%가 나왔다. 20% 시청률만 넘어도 드라마가 '흥행작' 평을 들을 만큼 채널 경쟁이 극심한 일본의 방송 환경을 고려할 때 WBC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도가 읽힌다. 최지우가 주연하고 있는 TBS 일요 드라마 '윤무곡-론도'의 경우 7회까지 평균시청률이 15.88%였다.
그러나 한국전보다 대만전 시청률이 높았고 또 중국전 시청률도 상당했던 데서 일본인들이 무엇을 보고 싶었는지 엿볼 수 있다. 아시아 최강임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읽히는 부분이다. 일본야구의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는 왕정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야구천재' 이치로(시애틀)가 가세했다. 야수진도 올스타급이었지만 특히 투수진은 일본 국가대표팀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멤버 구성이었다.
이런 일본야구가 지난 5일 늘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한국에 2-3 역전패란 치명타를 맞은 것이다. 근대화 시대 '탈아입구론'처럼 아시아를 건너 뛰고 서양과 맞서려 했던 일본야구가 한국이란 예상 외의 강력한 '지뢰'에 제대로 밝힌 꼴이다.
이제 "아시아 팀과 붙을 때 스몰 베이스볼을 펼칠 필요없다"는 왕정치 감독의 아시아 폄하는 적어도 한국에 만큼은 예외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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