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미국서도 투수진 인해전술"
OSEN 기자
발행 2006.03.07 08: 28

'도쿄대첩'을 이끈 다음날인 지난 6일 김인식(한화) 한국대표팀 감독은 모처럼 여유있는 시간을 즐겼다.
이날 오후 4시 호텔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기 전에 김 감독은 호텔앞 상가지역에 나가 점심을 먹는 등 한가로운 시간을 가졌다. 전날 일본전서 짜릿한 역전승(3-2)을 거두고 미국에서 열리는 8강리그에 아시아 1위로 진출한 후에 얻은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김 감독이 후쿠오카 합훈을 끝내고 지난달 28일 격전지인 도쿄로 이동한 후 선수단 숙소를 벗어나기는 이날이 딱 2번째였다. 대만전서 승리한 날 도쿄 시내의 한인식당을 찾은 데 이어 미국으로 기분좋게 출발하는 날인 6일 호텔앞 상가지역으로 두번째 외출을 가졌다. 그만큼 김 감독은 아시아 라운드에 임하면서 '필승 의지'를 다지며 호텔 숙소에서 '작전구상'에만 몰두했던 것이다.
미국으로 출발 직전 호텔 로비에서 김 감독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국에서 열릴 8강리그의 투수진 운용에 대해' 살짝 물어봤다. 그러자 김 감독은 특유의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제한 투구수(80개)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시아라운드와 똑같을 거야. 우리 투수진 실력들이 비슷비슷해서 선발이라도 길어야 3, 4회밖에 던질 수 없어"라며 8강리그에서도 한국팀은 '마운드 인해전술'로 4강 진출을 노리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WBC 대회는 투수진의 보호를 위해 1라운드는 선발 투수 투구수가 65개로 제한되고 2라운드는 80개로 제한하는 '특별룰'을 두고 있다. 선발 투수 투구수가 80개 정도면 6이닝도 막을 수 있는 투구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빅리거 투수들이 실력은 괜찮지만 확실히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선발 에이스로 삼을 만한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아직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김 감독은 1라운드처럼 한 경기에 2, 3명의 선발투수들을 투입하는 '인해전술'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또 '1라운드에서 투수 교체 타이밍이 절묘했다. 교체 타이밍은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물음에 "게임 전에 투수진 전체의 컨디션을 선동렬 코치로부터 보고 받는다. 그리고 경기 중에는 선동렬 코치가 교체 시점을 물어온다. 그럼 상의해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역시 투수 출신으로 다년간 투수코치를 역임한 김 감독이라 최고투수 출신인 선동렬 코치와 호흡을 잘 맞추며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한국팀에 최고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투수들이 많지만 '야구는 다 똑같다'며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기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김 감독이 8강리그에서 '절묘한 교체 타이밍을 맞추는 투수진 인해전술'로 또 한 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