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찾는 사람들(박상혁 연출, 이하 웃찾사)’로는 여전히 배가 고팠던 것일까. SBS TV가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찾사를 두고도 새로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개그계의 최고봉이 되겠다는 뜻이 담긴 ‘개그1’이다. 웃찾사에서 잔뼈가 굵은 박재연 PD가 연출을 맡았다.
그렇다면 왜 SBS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신설했어야 했을까.
가장 현실적인 목적은 될성부른 신인 발굴이다.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웃찾사’에 젊은 피를 항구적으로 수혈할 젖줄이 필요했다.
개그 프로그램만큼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한 곳도 없다. 어필되는 느낌이 워낙 강하다 보니 잠깐 방치해 두면 시청자들은 이내 진부함을 느낀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지 않고는 인기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개그프로그램이다.
이런 이유로 안정적인 인물과 아이디어를 공급할 등용문이 필요했다. ‘개그1’의 현재 포맷은 ‘작은 웃찾사’라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만큼 그 틀이 비슷하다. ‘웃찾사’에 비해 공개홀이 작아 무대와 객석간의 친밀도가 좀더 높다는 차이 정도일 뿐이다.
이런 형태는 KBS의 ‘개그사냥’을 벤치마킹 했다고 볼 수 있다. ‘개그사냥’에서 재능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으면 곧바로 ‘큰 집’ 격인 ‘개그 콘서트’로 진출할 수 있다. 개그맨들에게는 등용문이고 방송국으로선 신인 수혈 통로의 확보이다.
자연히 출연자들도 신인이 대부분이다. SBS 공채 7, 8기 개그맨들과 대학로 등 개그무대에서 검증된 신인들이 주축이 된다. 7, 8기 개그맨들은 아직은 대부분이 시청자에게 낯설다.
뿐만 아니라 선보이는 코너도 엄청 많다. 21일 첫 방송에서는 16, 17개 코너가 한꺼번에 투입된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느 곳에서 터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방송시간대도 21일 밤 12시 55분이다. 시청률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방송사의 방침을 읽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실험정신이다. 개그 형식 자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꾸준히 할 무대가 필요했다. 박재연 PD는 “일단은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 하지만 3, 4회 정도 지나면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객석과 좀더 밀착된 환경을 활용해 관객 참여 개그를 시도한다든지 하는 다양한 실험이 이 무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자동차 경주의 F1, 격투기의 K1처럼 최고의 개그 프로그램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박재연 PD의 말대로 개그1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장차 어떤 실험정신을 담아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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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의 인기코너 ‘행님아’의 한 장면.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