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박경수 이천형 노은정 극본, 이재원 연출)이 2월 28일 8회분을 끝으로 종영했다. ‘내 인생의 스페셜’은 극의 빠른 전개와 네 주인공들의 살아있는 캐릭터를 선보여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당초 12회 분으로 100% 사전제작됐던 ‘내 인생의 스페셜’은 8부로 줄어들면서 내러티브의 약점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대한민국을 떠날 돈을 모아야 하는 강력계 형사 박강호(김승우 분)와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의리파 깡패 백동구(성지루 분), 간통죄로 박탈당한 변호사 자격을 회복하려는 정형석(신성우 분)은 최상철 사장(장동직 분)의 비자금 30억을 손에 넣기 위해 집을 털기로 한다. 또 이들의 계획은 강호의 절친한 친구인 특수부 검사 윤혜라(명세빈 분)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최 사장 집에 침입한 이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온다. 이들이 택한 다음 방법은 최 사장 스스로가 숨겨놓은 비자금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 강호 일당은 보안시스템을 일부러 건드리고 최 사장은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비자금을 하루 빨리 전달하려 한다. 이를 틈타 강호 일당은 동구의 무모한 시간벌기와 형석의 열쇠바꿔치기로 비자금과 장부가 담긴 트럭을 교묘하게 빼돌린다.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진 강호 일당의 이 작전은 외화 ‘오션스 일레븐’이나 ‘앤트랩먼트’, 한국영화 ‘범죄의 재구성’처럼 긴박감을 더한다.
하지만 이들의 작전에는 시청자들의 주위를 환기시킬 만한 반전 요소가 부족했다. 물론 깨끗한 정치인으로만 보여졌던 김태진 의원(이형철 분)이 최 사장과 절친한 친구이고 최 사장의 비자금을 받게 된다는 반전이 있긴 했다. 하지만 최근 영악해진(?) 시청자들에게 보기엔 너무 허술한 것이었다. 특히 7회에서 김태진 의원이 최상철과의 관계를 윤혜라에게 털어놓는 복선이 깔려 있었다. 그런 이유로 ‘스페셜한 반전’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반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느껴지 못하고 오히려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내 인생의 스페셜’이 이처럼 한계를 드러내게 된 것은 바로 12회 분이 8회 분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완성 분량에서 무려 3분의 1을 편집해야 했기 때문에 극의 흐름이 당연히 빨라졌지만 대신 드라마의 스토리는 자연스레 허점을 보이게 된 것이다. 빠른 극의 흐름은 시청자들을 집중하게 만들지만 치밀성은 잃기 쉽다.
그나마 드라마 종영 즈음에 시청자들로부터 ‘12회 전편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던 ‘내 인생의 스페셜’이 케이블 채널을 통해 완편을 방송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드라마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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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프로덕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