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티켓 가져가세요".
올 시즌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 획득이 목표라고 밝혔던 김정남(63) 울산 현대 감독이 프로축구 개막 전부터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오는 8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 상대팀 도쿄 베르디의 사령탑 루이 라모스 감독이 대회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브라질 출신으로 일본으로 귀화해 80, 90년대 일본 대표팀 선수를 지낸 라모스 감독은 울산전을 앞두고 6일 현지 언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택과 집중' 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선택은 다름아닌 자국 J2(2부리그).
라모스 감독은 K리그 챔피언인 울산과 경기를 갖게 기쁘다면서도 "챔피언스리그와 J2에서 모두 승리하려고 하면 나중에 힘든 일정을 치러야 한다"면서 J2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이유 간단하다. 올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도쿄 베르디를 J1(1부리그)으로 복귀시키는 데 올 시즌 총력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도쿄 베르디는 지난 1993년과 1994년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명문이지만 지난해 정규리그에서는 6승12무16패(승점 30)로 18개 팀 중 17위에 머물러 올해 2부로 강등됐다.
이에 지난해 말 '2007 시즌 J1 복귀'를 부르짖으며 지휘봉을 잡은 라모스 감독은 J2의 빡빡한 일정을 감안, 아쉽지만 챔피언스리그는 단념하고 자국리그에 '올인'하겠다고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라모스 감독은 지난해 취임 일성에서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대해서는) 잊었다. 우승해서 세계클럽선수권에 나가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J1 복귀가 대사"라고 말했었다.
울산은 앞서도 기분좋은 소식을 접했다.
바로 같은 조였던 토바코 모노폴리(태국)와 아레마 마랑(인도네시아)이 선수등록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는 바람에 출전권을 박탈당해 울산은 도쿄 베르디와 홈앤드어웨이 2경기 만으로 8강 진출을 가리게 되는 행운을 잡은 것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6경기나 치러야 했지만 2경기로 줄어들었고, 2경기 마저 상대가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니 울산으로선 입이 귀에 걸릴 만도 하다.
이에 따라 올시즌 K리그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울산은 정규리그 초반부터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여유있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돼 K리그 2연패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울산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마친 뒤 오는 1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 상무를 상대로 올 시즌 정규리그 첫 경기에 나선다. 이 경기는 유상철(35)의 은퇴 경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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