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프라이즈, 김영준 특파원] 확실히 다르긴 달랐다.
한국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의 박찬호(샌디에이고)는 9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서프라이즈 연습경기 선발 등판 뒤 '예상을 깨고' 평온한 표정과 어투로 인터뷰에 응했다.
비교적 장시간 인터뷰였음에도 박찬호는 "이거 다 나갑니까?"라고 농담을 던지며 끝까지 대답을 해줬다.
이날 박찬호 인터뷰의 핵심은 '투구수'에 있었다. WBC 규정상 연습경기라도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어있는 투수는 경기당 50개 이상을 던질 경우 4일을 쉬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코치진은 박찬호의 투구수가 2회까지 40개에 이르자 당초 예정보다 일찍 강판시켰다.
그러나 박찬호는 인터뷰에서 "부족한 부분은 강판 뒤 불펜으로 가 채웠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박찬호는 "대표팀의 4강 진출을 위해서"에 덧붙여 "WBC 끝나고 샌디에이고에 복귀해 5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게 중요해서"라고 밝혔다. '승부의 해'인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붙박이 선발을 향한 강한 집착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이날 선발 등판도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투구 내용이 썩 좋지 않았음(2이닝 2실점)에도 "상대를 염두에 두지 않고 내 페이스 조절을 중시했다"고 밝힌 점에서도 박찬호의 관록과 영리함이 읽힌다. 사실 이날 선발도 박찬호의 '자원 등판' 성격이 강했다.
아울러 박찬호는 "동양 투수들은 포심 위주이지만 미국은 움직이는 투심 위주다", "플로리다와 달리 애리조나는 습기가 적어 부상 위험이 더 크다. 그래서 동료 선수들에게 물을 많이 섭취하라고 충고해 준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박찬호가 아니면 대표팀 내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비록 이날 컨트롤이나 투구 패턴은 신통치 않았으나 왜 박찬호가 부상을 딛고 메이저리그 100승 투수로 올라설 수 있었는지 짐작케 해주는 이날 인터뷰였다.
sgo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