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느 별에서 왔니’, ‘궁’과 비슷한 드라마?
OSEN 기자
발행 2006.03.10 08: 58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의 끝은 항상 주인공들이 모든 문제를 딛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막연한 해피엔딩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지 못한다. 동화책 뿐 아니라 수많은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의 눈도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를 입증하듯 MBC 수목드라마 ‘궁’(인은아 극본, 황인뢰 연출)은 해피엔딩 다음의 이야기를 그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면?’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동명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궁’은 왕자와 결혼한 한 소녀가 겪게 되는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예전 동화책에서 ‘궁’을 보았다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황태자와 엽기 비굴모드의 여고생이 서로 티격태격하다 사랑의 감정을 느껴 결혼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막을 내렸을 터다.
하지만 ‘궁’은 황태자와 천방지축 여고생 채경의 결혼부터 시작한다. 내용은 신데렐라와 별로 다를 바 없지만 ‘궁’은 철저한 신데렐라의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순간에 왕족이 된 서민이 황실 생활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궁’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된다. 황실 고어에 익숙치 못한 채경은 ‘초난감’ ‘열공’ ‘대략난감’ 등 황실 사람들이 알기 힘들 단어들을 내뱉는다. 또 딱딱하고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황실보다는 결혼 전 누렸던 자유로운 삶을 끊임없이 그리워한다. 결혼으로 신분 상승이 됐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부적인 것일 뿐 본질 자체가 바뀌기는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궁’은 만화 뿐 아니라 드라마도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그토록 궁금해왔던 ‘신데렐라는 정말 결혼해서 왕자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라는 의문을 해소시키기 때문에.
오는 13일 첫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정유경 극본, 표민수 연출)도 그런 면에서 ‘궁’과 비슷하다. 8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표민수 PD는 “이산가족 상봉을 보고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행복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산가족 상봉의 뒷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연인 혜수(정려원 분)를 교통사고로 잃은 승희(김래원 분)가 우연히 그녀와 꼭 닮은 촌스럽지만 순박한 시골처녀 복실(정려원 분)을 만나 다시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 하지만 승희는 복실이 혜수의 잃어버린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고민에 빠진다. 이렇듯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출생의 비밀을 끝까지 감추는 여타의 드라마와 달리 방송 초반 그 모든 반전요소를 다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이 드라마의 끝이 아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반전요소들을 공개한 후 시작된다. 순박한 시골아가씨인 줄 알았던 복실이 부잣집 딸이자 죽은 연인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승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모른다.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게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 하루 아침에 남몰래 꿈꿔왔던 부잣집 딸이 현실이 된 복실은 사촌언니 미현(강정화 분)으로부터 상류사회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에 대해 교육받는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강원도 두메산골에 살았던 복실에게는 상류사회의 삶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궁’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궁’이 30%에 가까운 시청률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김래원 정려원이 주연으로 나선 ‘넌 어느 별에서 왔니’가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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