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피오리아, 김영준 특파원] 한국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의 훈련이 한창이던 10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구장 앞. 대표팀 투수 박찬호(샌디에이고)는 다른 투수들보다 훈련을 조금 일찍 마치고 훈련장을 빠져나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아시아계 꼬마 여자 아이 두 명을 데리고 나타난 중년의 백인 부부의 사인 요청을 받더니 그 자리에서 흔쾌히 야구공에 사인을 해줬다. 펜을 가지고 있던 박찬호는 주변의 취재진에게 "펜 좀 빌려 달라"고 하더니 사인을 해줬고 이어 사진 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돌아가는 길엔 큰 여자 아이와 하이파이브까지 해주는 등 '팬 서비스'를 확실히 했다.
이를 목격한 이진형 KBO(한국 야구 위원회) 홍보팀장이 "감동적인 스토리(기사)가 나오겠네요"라고 취재진에 농반진반을 건넬 정도였다. 데이빗 셀로와 케리 셀로란 이름의 이 부부는 애리조나 가을리그 시절부터 박찬호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케리는 "다저스 시절부터 박찬호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이 곳까지 온 것도 우연히 아니라 대표팀 훈련 소식을 듣고 박찬호를 만나러 일부러 찾은 것이라 했다.
이들이 박찬호를 이렇게 일찍부터 알게 된 이유는 남편 데이빗이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 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였다. 그는 오클랜드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지원하는 일을 맡았는데 이 때 당시 유망주였던 박찬호를 알게 된 것이었다.
또한 피오리아 구장에 데리고 온 동양계 두 아이는 한국에서 입양한 자식이라고 했다. 지난 2000년에 입양한 큰 딸은 알렉산드라(6살, 한국명 진경)이고 2004년 입양한 동생은 클로이(2살, 한국명 예림)라고 했다.
물론 두 어린 꼬마가 박찬호를 알 리는 없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박찬호를 기억하고 있던 미국인 중년 부부에게나 그리고 먼 훗날 성장해서 박찬호의 사인볼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볼 진경이와 예림이에게나 박찬호가 소중한 선물을 했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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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입양된 알렉산드라와 클로이 가족과 기념촬영한 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