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의 한일월드컵과 프로축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12일 광주 상무와의 올시즌 K리그 개막전을 끝으로 24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와 작별한 '유비' 유상철(35)은 "2002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시간을 돌이켜봤다.
이날 하프타임 때 1만 3859명의 홈팬들 앞에서 눈물의 공식 은퇴식을 가진 유상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시원하기 보다는 섭섭하다"라고 말문을 연 뒤 프로팀에서는 지난 2002년 정규시즌 막판 8경기에서 9골을 넣은 것과 대표팀에서는 단연 2002 한일월드컵이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02년에 8경기를 남기고 팀에 복귀했을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 '한 게임에 한 골씩 넣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유상철과의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시원한 것보다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앞으로 그라운드 위에서 팬들 앞에 설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월드컵을 위해 재활하며 몸을 만들어왔는데 의도와는 달리 빨리 은퇴하게돼 아쉽다.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5분이 됐든 10분이 됐든 코칭스태프에 출전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조금이나마 뛰어서 다행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팬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울산 그리고 전국에 있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개인 통산 100호골을 못 넣었는데.
▲찬스가 나면 솔직히 골을 바랐지만 축구가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찬스가 오면 넣고 싶었지만 여러모로 어려웠다. 한 후배가 '차범근 감독도 99골을 넣고 분데스리가에서 은퇴했는데(사실은 98골) 형도 99골에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해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긴 했다. 하지만 기록보다 팬들에게 그라운드에 선 것을 보여줬다는 데 만족한다(유상철은 국내 및 일본 프로리그와 대표팀 경기를 합해 99골을 넣었다).
-대표팀에 대해서는.
▲누구하나 뒤처지는 선수없이 모두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02년에도 선수들이 6월을 목표로 잡았듯 현재도 선수들이 6월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2002년과 달리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어웨이 경기를 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를 잘 극복한다면 지난 번과 같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고참 (최)진철이와 (이)운재, (안)정환이, (김)남일이가 있고 (홍)명보형이 맏형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선수들이 서로 의지해 나간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염려되는 것은 없다. 시간이 된다면 선수들에게 찾아가 격려해주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울산이 우승했던) 96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한 2002년에 8경기 남기고 복귀했을 때 당시 무슨 생각이었는지 "한 게임에 한 골씩 넣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당시 막판 8경기에 출전해 9골 기록). 팬들도 그 때를 많이 기억해 주신다. 대표팀에서도 많은 추억이 있지만 아무래도 2002년 월드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차차 생각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은퇴하게 돼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지인, 은사들의 조언을 구해 내가 필요한 공부를 택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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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