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에인절스타디움(애너하임), 김영준 특파원] 13일(한국시간) 미국과의 8강리그 첫 경기에서 패한 직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왕정치 일본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 감독과 간판타자 이치로는 "분하다"와 "유감이다"를 연발했다. 비록 8회 심판진의 석연찮은 판정 탓에 일본이 3-4로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긴 했으나 일본의 의도대로 풀린 경기였다.
실제 이치로가 "미국을 이기기 위해선 선취점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수비로 막는 전략이었다'고 밝힌 대로 흘러갔다. 벅 마르티네스 미국 감독 역시 "일본의 수비가 탄탄했다. 특히 1루와 3루수가 돋보였다"고 말한 점 역시 일본의 '지키는 야구'가 먹혔음을 방증한다.
또 일본 선발인 우에하라 고지는 5회까지 90마일(145km)을 넘지 못하는 직구를 가지고 7안타를 얻어 맞으면서도 단 1실점으로 막아냈다. 우에하라는 소속팀 요미우리서 그러듯 포크볼과 절대 4사구를 내주지 않는 공격적 피칭을 앞세워 미국을 상대로 자기 공을 던졌다.
그러나 일본은 석연찮은 판정 번복이 나오긴 했지만 결과론으로 따진다면 8회 니시오카의 '의심을 살 수 있는' 주루 플레이 탓에 결승점을 뽑아내지 못하고 경기를 날렸다. 왕정치 감독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어떻게 2루심이 판정한 것을 구심이 나서서 번복하는가. 심판은 각자의 자리에서 권리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격하게 불만을 드러냈지만 "니시오카가 먼저 스타트한 것도 같다"는 현지 일본 취재진의 견해도 있다.
양 팀 프로선수끼리 이벤트성으로 벌이는 미일 대항전에서도 밀리던 일본이지만 국가 대항전으로 붙은 WBC에선 달랐다. 이치로 역시 "메이저리그 선수를 상대로 이길 가능성을 보인 경기를 놓쳐 더욱 아쉽다"라고 토로할 정도로 대등한 경기 내용이었다.
"일본야구가 언젠가는 반드시 미국을 꺾어야 한다"고 갈파하던 '일본 프로야구의 아버지' 쇼리키 마쓰다로의 소원은 일단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완벽히 증명한 한판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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