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에인절스타디움(애너하임), 김영준 특파원] 딱 한국팀 승리 방정식 대로였다. 이승엽의 홈런에 마운드의 지키는 야구가 그대로 통했다. 야구도 멕시코를 깼다.
한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WBC 8강리그 1조 첫 날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 타자들은 된장 야구의 매서움을 보여줬다. 선두 타자 이병규가 무려 10구째까지 가는 실랑이를 벌이며 멕시코 선발 로드리고 로페스를 괴롭혔다. 다음 타자 이종범은 더 잘 했다. 볼카운트 2-0으로 몰렸으면서도 3구째부터 끈질김을 보였다. 파울 5개를 더 걷어내면서 볼카운트 2-2를 만들었고 9구째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점은 이승엽이 찍었다. 볼카운트 1-3에서 변화구에 헛스윙 했으나 6구째 몸쪽으로 들어오는 체인지업(81마일)은 놓치지 않았다. 이승엽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고 빨랫줄 처럼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에인절스타디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멕시코 선발 로드리고 로페스가 지난 해 볼티모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5승(12패)을 거두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51승 투수이기는 하지만 아시아의 대포 이승엽을 당해 낼 수는 없었다.
한국 선발 서재응의 호투가 없었다면 이승엽의 홈런은 결승포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에이스답게 그야말로 믿음직스런 투구를 펼쳤다. 멕시코 타자들을 상대로 투심과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가면서 예술적인 제구력을 과시했다. 최고 구속 89마일(143km)의 직구 보다는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투심과 체인지업이 상대 타자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2-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루이스 A 가르시아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실점하기는 했으나 6회 1사 후 구대성과 교체될 때까지 특별한 위기를 겪지 않았다. 5⅓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했을 뿐 사사구도 한 개 내주지 않았다. 대신 삼진은 4개를 솎아냈다. 투구수는 60개.
8강리그 진출이 걸려 있던 지난 3일 대만과 아시아라운드 첫 경기에 선발 등판, 3⅔이닝 2피안타 2볼 넷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던 데 이은 또 한번의 쾌투였다.
김인식 감독은 6회 1사 후 아직 제한 투구수에 여유가 있던 서재응의 구위가 조금 떨어졌다고 보고 구대성을 투입한 뒤 절묘한 투수 교체 수순을 이어갔다. 구대성에 이어 7회 2사 1루에서 등판한 정대현은 도루를 허용했지만 루이스 A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두 타자를 삼진으로 더 돌려 세워 국제용 특급 잠수함임을 입증한 뒤 봉중근과 교체됐다. 봉중근은 카림 가르시아를 3루 땅볼로 처리.
마무리는 역시 박찬호였다. 1사 후 비니 카스티야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내야땅볼과 패스트볼로 2사 3루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헤로니모 힐을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매조지 했다.
1회 결승 득점을 올린 이종범은 3회 2사 후에도 우익선상을 따라 뻗어가는 2루타를 날려 이날 한국 선수 중 유일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은 5안타와 볼 넷 1개, 멕시코는 5안타에 머물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2월 16일 LA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멕시코 대표팀에 1-0으로 승리를 거둔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서 야구대표팀도 승리를 거둬 미국 서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의 긍지를 높여줬다.
한국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역시 1승을 거둔 미국과 8강 리그 2차전을 벌인다.
한편 8강리그 2조에서는 쿠바가 베네수엘라를 7-2로, 푸에르토리코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7-1로 승리를 거두고 1승 씩을 기록했다. 한국-멕시코전에 앞서 열린 1조 경기에서는 미국이 일본에 4-3으로 승리했다.
멕시코 001 000 000 = 1
한 국 200 000 00X = 2
서재응 박찬호 로드리고 로페스
서재응=5⅓이닝 2피안타 0 볼넷 4탈삼진 1실점
구대성=1⅓이닝 2피안타 0볼넷 0탈삼진 무실점
정대현=1이닝 0피안타 0볼넷 3탈삼진 무실점
봉중근=⅓이닝 0피안타 0볼넷 0탈삼진 무실점
박찬호=1이닝 1피안타 0볼넷 2탈삼진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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