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투수들도 인정했다. 3게임 연속포 및 대회 4호로 홈런 더비 공동 1위를 달리며 파죽의 홈런 행진을 펼치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한국인 빅리거 후배들도 인정하는 거포가 됐다.
한국적인 정서에서 후배들이 감히 선배의 타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지는 야구계이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연일 홈런포를 날리며 한국대표팀의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는 선배이기에 자신들이 느낀 점을 밝히고 있다.
현재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하고 있는 해외파 후배들은 “승엽이 형이 예전에는 약점이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 이제는 웬만한 투수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한 빅리거 후배는 “승엽이 형이 일본에서 한창 고전할 때는 일본 투수들이 위협구성 몸쪽 직구를 던지고 슬라이더 등 바깥쪽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약점을 집중공략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이 공식도 쉽게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승엽이 형이 약점보완을 위해 훈련을 열심히 한 덕 같다”며 최근 이승엽의 달라진 타격을 인정했다.
사실 이승엽은 지난 5일 일본에서 열린 WBC 아시아 라운드 일본과의 최종전서 일본야구 특급 마무리 투수인 좌완 이시이로부터 투런 홈런을 뽑아내며 달라진 면을 보여줬다. 이시이는 이승엽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먼저 몸쪽 공을 바짝 붙인 뒤 바깥쪽 변화구를 구사했지만 이승엽이 제대로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다. 물론 바깥쪽 변화구가 완벽하게 구사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전의 이승엽과는 달라진 타격을 펼쳐보인 것이다.
이승엽은 또 지난 13일 WBC 2라운드 첫경기인 멕시코전서도 빅리그 선발투수인 로드리고 로페스(볼티모어)로부터 풀카운트 접전 끝에 투런 홈런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승엽이 이처럼 이전의 약점 공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키운 것이 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상체 힘이 좋아진 덕분에 큰 스윙을 하지 않고 가볍게 친다는 기분으로 타이밍을 맞춰도 장타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승엽도 “큰 스윙으로 치다 보면 파울볼이 난다. 타이밍을 맞춰 가볍게 치면서 좋은 타격이 나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최고무대라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빅리거 후배들도 인정하는 이승엽의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타격이 WBC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올 시즌 일본야구에서도 호쾌한 타격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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