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 승리는 한국야구 101년사 최고의 업적
OSEN 기자
발행 2006.03.14 15: 42

해냈다. 우리보다 프로야구 역사가 46년 앞선 일본도 못해낸 일을 우리가 해냈다. 그것도 야구 종주국의 안방에서 완벽한 승리로 홈팬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한국은 새 역사를 창조한 날이었고 미국은 치욕스런 날이었다.
한국야구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8강리그 2번째 경기인 미국전서 7-3으로 승리, 대회 최대의 이변을 연출하며 무패행진의 돌풍을 이어갔다. 이날 미국전 승리는 이땅에 야구가 처음 소개된 이후 최대의 사건이었다.
1905년 선교사로 온 미국인 질레트가 황성기독청년회 현재의 YMCA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친 것이 한국야구사의 시초였고 그로부터 101년 후 한국이 미국의 사상 최강팀을 꺾는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미국은 야구 종주국으로서 세계 최강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똥 뭉친 나라였지만 한국이 완승으로 자존심을 꺾어버린 것이다.
더욱이 사상 최초의 야구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겠다며 메이저리그 초특급 스타들을 총출동해 '드림팀'을 구성한 미국이었다. 하지만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한국의 '매운 야구'를 당해내지 못했다. 전날 일본전서도 시종 끌려가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덕분에 4-3으로 신승을 거두고 체면을 지켰던 미국으로선 안방의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망신을 톡톡히 당한 것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스타들인 최고 몸값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사이영상 7회 수상자인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좌타 거포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최고 인기 구단인 양키스의 상징이라는 데릭 지터 등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실책을 3개씩이나 범하면서 어쩔 줄 몰라했고 미국팬들조차 자국 선수들의 실망스런 플레이에 야유를 보낼 정도로 에인절 스타디움은 '미국야구 수치일'이 됐다.
그에 반해 한국대표 선수들은 당당한 모습으로 거함 미국 격파에 신이났다.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강타선의 미국 타자들을 무력화시켰고 타자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내로라 하는 실력파 투수들을 상대로 거침없는 타격을 펼쳤다. 선발 손민한(롯데)을 비롯해 전병두(기아) 김병현(콜로라도) 구대성(한화) 정대현(SK) 오승환(삼성)등이 이어 던지며 마운드를 철벽같이 지켰고 이승엽(요미우리) 최희섭(LA 다저스) 등은 대포로 미국 투수들을 두들겼다.
한마디로 이날 승리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등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8명의 '해외파'는 물론이요 한국 프로야구의 간판스타들인 22명의 전사들이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였다. 이들 한국 대표팀이 거둔 성과는 '축구에서 세계 최강인 브라질을 이긴 것'과 같은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일 일본땅에서 숙적인 일본을 3-2로 꺾고 이변을 연출한 데 이어 미국마저 격침시킨 자랑스런 태극전사들이 한국야구의 신기원을 이룩해냈다. 고교야구팀이 50개를 조금 넘는 나라에서 수천개의 고교팀을 갖고 있는 야구 강국을 잇따라 격파한 한국야구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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