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메이트’, 선정성 논란에 가려진 패러디의 묘미
OSEN 기자
발행 2006.03.14 16: 04

시트콤(시추에이션 코미디)은 시청자들에게 유쾌함을 전달해준다. 특히 무대와 등장인물은 같지만 매회 다른 이야기를 다루는 게 특징인 시트콤의 백미는 바로 패러디다.
지난해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마니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노도철 PD의 신작인 성인시트콤 ‘소울메이트’(노도철 황교진 연출)가 13일 첫 전파를 탔다. ‘소울메이트’는 성인시트콤을 표방한 만큼 그 수위가 높았고, 역시나 예상됐던 선정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울메이트’의 진정한 재미는 선정적인 장면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소울메이트’에서 보여진 패러디다. 필립이 5년동안 한결같이 사랑해 온 수경에게 지하철에서 프러포즈한 장면과 버스를 탄 유진(사강)이 버스에서 마신 술을 토해내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얼마전 인터넷에서는 지하철 승객들을 하객 삼아 진행(?)됐던 눈물의 결혼식이 화제가 됐다. 결국 이 눈물의 결혼식은 대학생들의 연극임이 드러났지만 ‘소울메이트’의 첫 장면은 바로 이 ‘지하철 안 눈물의 결혼식’을 패러디했다. 필립은 지하철의 수많은 사람들을 앞에서 연인인 수경에게 무릎을 꿇고 반지를 꺼내들고 청혼한다. 하지만 이 장면은 단순히 화제가 됐던 사례를 그냥 그대로 옮겨오지는 않았다. 지하철 승객 중 한 사람이 내뱉은 “설마 이것도 가짜는 아니겠지?”라는 그 한마디는 촌철살인과도 같았다. 그 한마디는 거짓으로 포장된 감동은 ‘이제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그랬던 것 처럼 버스 안에서 토사물을 뱉어낸 유진의 모습은 지난해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던 이른바 ‘개똥녀 사건’을 패러디했다. 당시 ‘개똥녀’라 불리는 한 여성은 자신의 애완견이 실수(?)한 분비물을 방치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소울메이트’의 유진은 토사물을 치우는 친절한 동욱의 행동 때문에 박명수의 호통을 무마할 수 있었다. 이 장면은 토사물을 맞은 상대방에게는 오랜 시간동안 꺼림칙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수는 있겠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하는 모습은 당연히 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예의임을 꼬집어 말하는 것이다.
‘소울메이트’가 첫 방송된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직,간접적인 선정적인 묘사에 관한 것이다. 당초 ‘소울메이트’가 ‘성인시트콤’임을 표방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선정적인 장면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다만 그 선정성 논란에 가려 시트콤의 묘미인 패러디가 묻히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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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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