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부터 한국대표팀의 화두는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선배들인 주장 이종범(36.기아)을 비롯해 투수진의 맏형인 구대성(37.한화), 그리고 해외파인 박찬호(33.샌디에이고) 이승엽(30.요미우리) 서재응(29.LA 다저스) 등은 지난 1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드림팀'이 출범할 때부터 "국위선양은 물론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들은 사상 최초의 야구 월드컵인 이번 WBC에서 한국야구의 우수함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후배들이 병역혜택을 받고 야구에만 전념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경기서 승리할 때마다 수훈을 세우고도 자신의 공을 내세우기 보다는 "후배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팀을 4강 이상으로 이끌겠다"며 인터뷰에서 밝혔다.
선배들 중에서도 98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박찬호 이승엽 서재응 등의 '후배 챙기기'는 남달랐다. 소속팀에서 확실하게 주축 선수로 입지를 다지지 못해 대회 출전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자신들이 국위 선양의 공으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수혜자들이기에 더욱 더 열심히 해서 병역미필자 후배들이 자신들처럼 혜택을 받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팀은 현재 2라운드서 멕시코 미국을 연파하며 2승 무패로 4강행을 목전에 두고 있기에 이들의 바람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신상우 총재는 문화관광부와 국방부에 '4강에 들면 병역혜택을 달라'는 요청을 해놓았고 정부 당국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한국팀이 이번 대회서 거함 일본과 미국을 깬 것만 해도 한국야구사에 신기원을 이룬 '대사건'이라 이전 병역혜택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 국위 선양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아시아 맹주를 자부하는 일본을 꺾은 데 이어 메이저리그 특급 스타들로 구성된 미국을 캘리포니아에서 압도한 것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나 올림픽 동메달보다 더 값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대표팀 멤버 중 병역미필자는 '빅초이' 최희섭(LA 다저스) 김선우(콜로라도) 봉중근(신시내티) 등 해외파와 이진영(SK) 오승환(삼성) 전병두(기아) 이범호(한화) 정성훈(현대) 등이다. 이들은 이미 예비군인 선배들과 함께 탄탄한 팀워크를 발휘해 한국의 호성적으로 국위 선양은 물론 병역 혜택을 받겠다는 각오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의 4강진출이 확정되면 이변이 없는 한 병역 혜택도 뒤따라올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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