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면 개과천선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지난 15일 FC 서울과 올 시즌 정규리그 2차전을 치르기 위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선 전북 현대의 최강희(47) 감독은 새 용병 제칼로(23)에 대해 이같은 말로 '예전의 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북의 새 용병 제칼로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울산 현대에서 '카르로스'란 이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낯익은 선수. 지난 2004년 컵대회에서는 득점왕에 오르는 등 한 방 능력을 갖춘 스트라이커다.
그러나 문제는 성격. 그라운드에서 상대 선수에게 알게 모르게 자의반 타의반 견제를 받을 경우 제 풀에 지쳐 경기를 그르친다는 약점을 노출한 것이다.
지난 시즌 제칼로는 이러한 문제를 드러내며 컵대회와 전기리그를 거치면서 2번 퇴장당했고 그 사이에 '몰래 반칙'한 것이 적발돼 4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울산으로부터 교체 통보를 받아 시즌 도중 짐을 싸야 했다.
지난 4일 울산 선수들은 수퍼컵 경기 전 자신들에게 웃는 얼굴로 다가온 제칼로를 반갑게 맞이하면서도 "얘(제칼로)는 다 막을 방법이 있어요"라고 당연한 듯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결과는 울산의 1-0 승).
하지만 이런 제칼로가 전북과 손잡고 한국으로 복귀하면서부터는 달라지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 최 감독의 설명이다.
사람은 의지대로 쉽게 바뀌지는 않는 터라 이에 최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빼들어 제칼로를 컨트롤하고 있다.
'당근'책은 단순하게 "잘했다"라고 격려해 주는 수준으로 물질적인 보상은 없다.
'채찍'은 가혹하다. 최 감독은 브라질에서 가진 연습경기를 통해 분을 삭이지 못하고 제칼로가 거친 파울로 퇴장당할 경우 과중한 벌금을 매겼다.
1차(1000달러)→2차(2000달러)→3차(4000달러) 순으로 액수가 늘어나는 벌금 부과 방식을 서로 정했고 제칼로는 2차례나 걸려 결국 3000달러를 주머니에서 꺼내야 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최 감독은 눈에 띄게 몸이 불어난 제칼로의 체중 감량을 위해 트레이너를 자처하고 나섰다. 제칼로가 지난 시즌 종료와 함께 두 달을 쉰 것이 화근이 돼 현재 체중이 무려 96㎏(184㎝)에 달하고 있어 정상 컨디션의 70%~8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최 감독은 "직접 데리고 뛰면서 제칼로의 운동량을 늘려 최근에는 92.5㎏까지 감량시켰다"면서 조만간 쾌조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칼로는 이날 밀톤과 투톱을 이뤄 골맛을 보지 못했지만 "힘을 앞세운 플레이와 등지는 플레이, 정확도 높은 슛 감각"이 일품이라는 말한 최 감독의 칭찬을 엿들은 듯 그에 부합하는 기량을 선보여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카르로스에서 제칼로로 선수명을 바꾼 올해, 그가 K리그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치러야 하는 전북에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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