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인형같은 공주와 재기 넘치는 여류 작가를 연결시키기란 왠지 어색하다. 백치미 공주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깜짝 변신하는 일이 쉽게 가능할까?.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앤 해서웨이가 힘든 도전에 나섰다. 18세기 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의 일대기를 그릴 새 영화에서 바로 제인 역을 맡았다. 당연히 할리우드 여기 저기에서 ‘배우를 잘못 골랐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중이다.
헤서웨이는 18일(한국시간) 미국의 한 연예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여자애가 제인 오스틴을 연기하는데 공포감을 가지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며 “14살 때 제인의 소설들을 읽었고 그녀가 누구인지 잘 안다. 그녀와 그녀의 작품들을 사랑하는 팬이기 때문에 굳이 비난 여론에 휩쓸려 일을 망칠 이유가 없다”고 주위의 수군거림에 맞서는 자신의 심정을 고백했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부문 후보에 올라 3개부문을 석권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제이크 질렌홀의 아내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히스 레저와 제이크 질렌홀이 각각 올해 아카데미 남우 주연 및 조연상 후보에 오르고, 레저의 아내 역을 맡은 미셀 윌리암스조차 여주 조연 후보로 지명됐다. 감독인 이안은 동양인 최초로 감독상까지 받았던 잔칫집에서 헤서웨이 혼자 따돌림을 당한 셈이다.
그녀가 생애 첫 누드 연기를 펼친 바바라 코플 감독의 범죄 멜로영화 ‘하복’(2005년)은 ‘그저 그런 2류 영화’란 악평 속에 개봉되고 바로 케이블TV에서 방송되는 푸대접을 받았다. 이래 저래 2005년 한해는 헤서웨이에게 기회이자 고난의 한해였다.
올해 ‘제인 오스틴’의 주연으로 나서면서 헤서웨이는 심기일전을 외치고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인기작가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제인 오스틴을 보다 완벽하게 연기하려고 요즘 피아노 공부에 한창이다. 18세기 영국 중상류층 여성들은 피아노와 회화를 배우는 게 필수 덕목이었다.
당시의 이같은 시대 조류는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엠마’ 등 그녀의 작품 속에 잘 녹아있다.
헤서웨이는 제인 오스틴을 스크린에 선보이면서 두 개의 높은 산을 넘어야한다. 하나는 제인의 대표작들이 대부분 영화로 만들어져 언론의 호평과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 또 다른 부담은 ‘오만과 편견’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키이라 나이틀리의 열연이다. 할리우드 일각에서 나이틀리야말로 제인 역할의 최적임자라는 주장이 있었기에 이번 연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헤서웨이다.
mcgwire@osen.co.kr
'프린세스 다이어리2'에서 공주 역할로 출연한 앤 헤서웨이(디즈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