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고 치고 달리고'.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선수가 공수주 3박자는 물론 팀 플레이까지 펼치는 '만능 플레이어'들이다.
'붉은 유니폼'의 쿠바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서 '야구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메이저리그 초특급 스타들로 구성된 '살인타선'의 도미니카공화국을 3-1로 꺾고 결승전에 선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13번의 세계선수권 참가에서 12번 우승, 4번의 올림픽에서 3번의 금메달 획득 등 세계 아먀야구의 최강인 쿠바는 이번 대회서 망명을 우려해 자국 내 특급 선수 일부를 빼고 출전해서도 빅리거들이 즐비한 강호들을 연파했다. 1라운드서는 파나마에 이겼고 2라운드서 빅리거들이 주축이 된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를 꺾은 데 이어 준결승서 도미니카공화국마저 격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마디로 '메이저리그 별거 아니네'라는 식으로 쿠바는 빅리거들이 활약하고 있는 강팀들을 차례로 물리쳤다.
쿠바 야구의 강점은 무엇인가.
일단 투수진이 만만치 않다.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전서 보여줬듯 마르티에 이어 라소 등 2명의 선발 요원이 등판, 상대 강타선을 8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중간계투진이 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준결승부터는 총력전을 펼치기에 웬만한 구원투수들이 등판할 틈이 없다.
투수진보다도 더 '쿠바야구'의 특기를 보여주는 것은 야수진이다. 야수진은 '세기'와 '힘'을 갖춘 '완벽한 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야수들은 특히 공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전타선이 뛸 때 뛰고, 진루타를 쳐야할 때 쳐주고,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민첩한 주루 플레이 등 야구에서 구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있는 팀이 쿠바인 것이다.
19일 준결승전은 쿠바가 얼마나 대단한 팀인가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였다. 쿠바는 6회 2루수 실책으로 1점을 내줘 0-1로 뒤진 7회초 공격서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 보내기 번트에 이은 대주자 기용, 그리고 1사후 적시타(내야땅볼 안타 희생플라이) 등으로 3점을 뽑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발빠른 주자들을 대거 투입해 내야진을 흔들며 '왜 쿠바가 센가'를 입증해 보였다.
공격에서도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초특급 선발 투수인 바르톨로 콜론(LA 에인절스)을 맞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콜론으로부터는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를 뽑지는 못했지만 6이닝 동안 5안타를 뽑아내며 만만치 않은 타격 솜씨를 보여줬다. 그리고 구원등판한 오달리스 페레스, 살로몬 토레스, 훌리안 타바레스 등으로부터 3점을 뽑아 역전승을 이끌어낸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아마야구에서 쿠바와 대결을 벌였던 한국 아마추어 야구 관계자들은 쿠바팀에 대해 "야구를 알고 한다. 몸들이 유연하고 리듬을 잘 탄다"며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팀이라고 한결 같이 평가했다. 아마 관계자들은 쿠바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흑인 선수들로 유연한 몸을 타고 났고 어렸을 때부터 강한 율동이 필요한 라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도 야구에 좋은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아마야구 최강인 쿠바가 주최국 미국과 맞붙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일부에서는 쿠바는 '월드시리즈 챔피언팀'과 맞붙어도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하고 있을 정도로 강팀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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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 후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치는 쿠바 선수들./펫코파크(샌디에이고)=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