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뛰기 선수 출신' 우에하라, 국제대회 12연승
OSEN 기자
발행 2006.03.19 16: 37

일본을 WBC 결승으로 이끈 우에하라 고지(31)는 요미우리의 에이스이자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다.
프로 경력도 화려하다. 데뷔 첫 해인 1999년 다승(20승 4패) 방어율(2.09) 탈삼진(179개) 승률(.833) 1위에 오르면서 신인왕과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와무라상을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였다. 2002년 사와무라상을 한 번 더 받았고 지난해까지 개인 타이틀을 획득한 것만 9개나 된다.
이 정도면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을 법도 하지만 우에하라의 야구 인생에는 곡절도 있었다.
우에하라는 중학 시절 육상선수였다. 초등학교 때 리틀야구선수로 글러브를 끼었지만 중학교에는 야구부가 없었다. 세단뛰기 선수였던 우에하라는 일요일마다 운동장에 나가 클럽야구를 하는 것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했다.
고교에 진학해서 우에하라는 비로소 가죽으로 된 야구공을 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투수는 아니었다. 외야수로 고교시절을 보냈다.
이 때 우에하라는 선배들의 배팅볼 투수 노릇을 해야 했다. 하루 200개씩 던지며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릴리스 포인트에 대한 감을 잡았다. 투수에게 필요한 어깨 근육이 무리 없이(배팅볼은 전력을 다해 던질 필요가 없으므로) 만들어진 것도 이때였다.
고교를 졸업한 뒤 우에하라는 다시 한 번 좌절을 맛본다. 오사카 체육대학에 원서를 냈지만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재수생활. 이 때도 일 주일에 2-3회 혼자서 훈련을 했고 근처 동호인 팀을 찾아 경기에 참가하는 것으로 야구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
우에하라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재수 끝에 입학한 오사카 체육대학 1학년 때였다. 춘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소속팀이 도호쿠후쿠시 대학과 준결승전에서 만났고 우에하라가 마운드에 섰다. 당시 호투로 팀의 주전 투수로 떠오른 우에하라는 대학 4년간 36승을 거뒀고 1997년 대륙간컵 대회에는 일본 대표팀에 선발돼 쿠바전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186cm, 85kg의 체격조건을 가진 우에하라는 140km대 후반에 이르는 직구와 포크 볼이 주무기다. 오히려 두 가지 외에는 안 던진다는 표현이 맞다. 하지만 포크 볼은 예술이다. 일본에서 최고로 꼽힌다.
스스로는 “4가지 종류의 포크 볼을 던진다”고 말한다. 손가락의 위치에 따라 타자 몸 앞에서 원바운드가 될 정도로 떨어지는 포크 볼 외에 좌,우로 휘거나 역회전을 먹은 것 처럼 보이는 포크 볼까지 던진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고교시절 외야수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독특한 투구 폼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테이크 업 동작이 아주 재빨라 타자들이 제대로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우에하라는 19일 한국과 준결승전에서 7이닝 동안 3안타를 허용했을 뿐 8개의 삼진을 빼앗으면서 한국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 투수가 됐다. 자신의 국제경기 21번 등판에 12연승 기록을 이어가는 순간이었다.
우에하라는 올 시즌 3억 4000만 엔의 연봉을 받는다.
nanga@osen.co.kr
우에하라가 경기를 마무리한 오쓰카로부터 마지막 볼을 받고 있다./펫코파크(샌디에이고)=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