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서 '제2의 똥침 사건' 나올 뻔했다
OSEN 기자
발행 2006.03.20 08: 01

“제발 때리지 마라(Please, Don't hit the batters)".
지난 19일(한국시간) 한국과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이 열린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그라운드의 9회초 일본 공격. 한국이 0-6으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에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이 올라가 있었고 안방마님으로 팀 선배인 진갑용이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었다.
한국으로선 추가 실점을 막고 9회말 대반격을 노려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구심인 미국인 에드 히콕스는 안절부절이었다. 심판은 한국이 뒤진 가운데 8회말 공격 때 나온 일본 구원 투수 야부타가 대타로 나선 포수 홍성흔의 손목 부위를 맞힌 것에 대에 보복을 가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행여나 한국팀이 일본 타자들을 맞혀 불상사가 벌어질 것을 경계한 구심은 포수 진갑용에게 “제발 맞히지 말라”고 속삭였던 것이다. 이에 진갑용은 “알았다”며 오히려 구심을 안정시켰다고.
이날 경기 후 만난 진갑용은 “미국 심판이 한일전의 특수성을 알고 있었나보다. 계속해서 나에게 때리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사실 당시 상황으로선 한국팀이 일본 간판타자를 상대로 보복성 몸에 맞는 볼을 내줄 가능성도 있었다.
일본도 7회 김병현이 오가사와라를 맞힌 데 대해 8회 홍성흔을 때렸을 개연성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홍성흔은 몸에 바짝 붙는 공에 타격 타이밍을 잡으려다 손목을 맞고 1루로 나간 후 몹시 아픈 표정이었다. 곧바로 대주자 송지만으로 교체됐다.
만약 구심의 제지가 없었고 한국팀이 의도했든 안했든 9회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면 지난 5일 아시아라운드 일본전서 ‘30년 망언’의 장본인인 일본 간판타자 이치로를 배영수(삼성)가 엉덩이 부위를 맞혀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 유행했던 ‘이치로 똥침 파문’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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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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