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지척인데도 가지 못한 채 스프링 캠프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해 한국의 4강진출에 일등공신이었던 한국인 빅리거 투수들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18일 밤 10시에 일본전이 끝난 후 이들은 곧바로 다음날 소속팀의 스프링 캠프지로 합류하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지시를 받고 비행기에 타야 했다.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스프링 캠프가 있는 LA 다저스 소속인 서재응과 최희섭은 오전 7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샌디에이고 공항으로 직행했고 애리조나 투산에 캠프가 있는 김선우와 김병현(이상 콜로라도)도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움직여야 했다.
뉴욕 집에 들러 짐을 챙겨야 하는 구대성(한화)도 오전 비행기로 떠났고 플로리다 사라소타의 신시내티로 캠프에 합류해야 하는 봉중근도 오전 11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찌감치 대표팀 숙소를 떠났다.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스프링 캠프가 있는 박찬호는 그나마 비행기 스케줄이 저녁 시간대라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
이들이 하루의 휴식도 없이 곧바로 소속팀 스프링 캠프로 떠나게 된 것은 소속팀들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대회가 끝나면 바로 합류하도록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팀들은 현재 시범경기가 한창으로 한국대표팀에서 호투했던 이들이 팀에서도 하루 빨리 실력을 보여주기를 고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가 12경기 안팎이 남아 있는 현 시점에서 선발투수들은 잘해야 2, 3번의 등판 기회밖에 없으므로 이 기간에 구위 테스트를 해야 한다.
한국인 빅리거들은 WBC에서 연일 호투로 피곤한 상태이지만 소속팀의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확실한 주축 선수로 자리잡기 위해 집에 들러 쉬지도 못한 채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김병현은 샌디에이고에 집이 있고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은 샌디에이고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걸리는 가까운 거리인 로스앤젤레스에 집이 있지만 가지도 못하고 스프링 캠프지로 날아가야 했다. 특히 서재응은 최근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해 새 둥지를 마련했지만 제대로 가서 살펴보지도 못한 채 캠프로 가야 했다.
한국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들 해외파 투수들이 소속팀의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는 확실한 주축 투수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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