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토너먼트의 성격을 잘 몰라".
쿠바와 일본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결승에 오를 줄 예측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또 한국이 전승으로 4강에 오르고 미국이 8강에서 탈락할 줄 누가 알았을까.
이에 관해 김인식 한국 WBC 대표팀 감독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일본과의 4강전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의미있는 진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이 자리에서 "(1경기 지면 바로 탈락인) 토너먼트의 성격을 미국팀은 잘 몰랐다. 페넌트레이스하듯 계속 경기를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팀이 심판을 '등에 업고도' 졸전을 거듭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부족했던 탓이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 미국은 WBC에서 총 3패를 당했는데 이 중 두 번이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가 선발 등판한 경기였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윌리스를 선발로 고집하다 캐나다 한국 타선에 공략당해 기선을 빼앗긴 것이다.
아울러 김 감독은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쿠바는 투수 1~2명에 의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한 경기에 에이스급을 총투입해서라도 잡을 경기는 잡고 가는 쿠바의 전략이 결승까지 오게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쿠바는 '세계 최강타선'이라던 도미니카공화국을 에이스급 두 명을 계투시켜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또한 김 감독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야구의 강세에 관해선 "쿠바나 한국 일본을 볼 때 역시 단판승부엔 작은 야구가 낫다고 봐"라는 견해를 밝혔다.
결국 견고한 수비, 과감한 투수 교체를 할 수 있는 한국 일본 쿠바가 WBC를 빛낸 것은 결코 이변이 아니라 전술의 승리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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