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1992년 ‘원초적 본능’. 샤론 스톤이 샌프란시스코 경찰서 조사실에서 다리를 반대쪽으로 꼬는 그 순간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미니스커트 안쪽은 노팬티. 그래서 느린 화상으로 볼라치면 음모가 그대로 비치는 아찔하고 섹시한 장면을 연출했다. 스톤은 이 영화 한편으로 할리우드 최고의 섹스 심볼로 올라섰다.
그로부터 14년후. 이제 중년 티가 팍팍 나는 48세 스톤은 ‘원초적 본능2’에서 전편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벗고 나왔다. 제 맛을 못내는 음식점 주방장이 인공 조미료를 듬뿍 치는 느낌으로 마이클 카튼 존스 감독은 관객들에게 스톤의 올 누드를 볼거리로 제공했다.
쉰이 다된 나이가 전혀 느끼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그녀의 몸매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단지 다리 꼬기 하나만으로 뭇남성들을 뇌살시켰던 전편만큼은 더 이상 섹시하지 못했다. 묵을수록 좋은 건 장맛이지 여체의 매력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일까.
‘전편만한 속편없다’는 영화계 속설을 ‘원초적 본능2’는 의문의 여지없이 확인했다. 여주인공 스톤을 다시 캐스팅하면서 전편의 줄거리 전개까지 그대로 가져왔지만 스크린 어느 구석에서도 아찔하고 짜릿한 스릴을 찾아보기 힘들다.
#1. 한 금발 미녀와의 섹스 도중 록 스타가 얼음 송곳으로 살해된다.(1편) 과속 질주하는 스포츠카에서 한 금발 미녀와 핑거 섹스에 젖어있던 유명 럭비선수가 사고로 익사한다.(2편)
#2. 경찰은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금발의 섹시한 미녀 작가 캐더린을 지목한다(캐더린은 속편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영국에 살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부를 가진 그녀는 특급 변호사들과 형사와 법정을 농락하는 대담한 심리전, 뇌쇄적인 관능미를 앞세워 혐의점을 벗는다.(1,2편)
#3. 형사 닉은 위험한 장난인줄 알면서도 캐서린에게 다가가고 시종일관 그녀의 손 끝에 놀아난다.(1편) 캐서린의 정신병 감정을 맡은 닥터 마이클도 마찬가지.(2편)
#4. 과연 캐서린이 연쇄살인범인지 아닌지를 계속 헷갈려하며 영화 끝까지 좇아다니는 남자주인공들.(1,2편)
내용은 비슷하나 감독과 주연의 비중은 차이가 크다. ‘토탈 리콜’ ‘로보캅’의 폴 버호벤 감독은 전편에서 섹스 도중 남자의 등덜미에서 솟아나는 땀방울과 침대밑의 얼음 송곳만을 갖고도 관객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섹스 탐닉증에 걸린 형사 닉 역의 마이클 더글러스는 악녀와 천사를 오가는 스톤에게 놀아나는 순간에도 바보스럽다기보다 혼란스럽고 지적이다. 닉의 머리와 가슴 속으로 감정이입된 관객들이 마지막 순간에 허탈감에 빠질지언정 허무하지 않은 이유다.
속편의 남자 주인공 데이비드 모리시는 국내에 생소한 영국 출신 배우로 마이클 더글러스에 필적할 카리스마가 턱없이 딸렸다. 영화의 연출과 규모도 전편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중년의 샤론 스톤이 눈빛 하나로 뭇남성의 넋을 나가게해야 할 캐서린의 관능미를 별반 드러내지못한게 한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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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초적 본능2’에서 전편에 이어 악녀 캐더린으로 출연한 샤론 스톤.(팬텀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