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 이택근, '떠돌이'는 이제 그만
OSEN 기자
발행 2006.03.23 08: 54

그의 가방 안에는 글러브가 3개 이상 들어 있다. 포수 미트, 1루수용 미트, 내야수용 작은 글러브, 그리고 외야수용의 넓은 글러브 등이 그것이다. 포수에서부터 외야까지 투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다.
좋게 보면 '만능 플레이어'라는 소리를 들을만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확실한 포지션이 없어 그때 그때 '임시처방'으로 자리를 옮겨다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떠돌이' 설움을 당하던 현대 유니콘스의 4년차 이택근(26)이 시원한 만루포를 터트리며 '붙박이'로 눌러앉을 가능성을 보였다.
이택근은 지난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서 3회초 만루 홈런을 날려 팀의 7-2 승리에 기여했다. 이택근은 이날 모처럼 포수 마스크를 쓰고 출장해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이택근은 그동안 포지션이 없이 이곳 저곳을 방랑했던 '떠돌이'였다. 원래 포지션은 포수이지만 주전 강귀태에 밀려 내야수, 외야수로 전전해야 했다. 데뷔 초에는 1루수로 출발해 지난해 3루수 정성훈의 공백이 걱정되던 때는 3루수로 테스트를 받은 것을 비롯해 올 전지훈련서는 외야수로도 심심치 않게 출장하며 시험가동을 했다.
'방망이는 쓸 만한데 포지션이 마땅치 않다'는 코칭스태프의 평가로 이택근은 마음 고생이 컸다. 그러던 이택근이 22일 시범경기서 주전 마스크를 쓰고 안방마님으로 출장, 안정된 투수 리드와 함께 공격에서 물이 오르고 있는 타격감을 보여줬다. 만루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올 시즌 강귀태와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택근은 "포지션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현재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경기에 출장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타격에서 더 좋은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고려대 재학 시절에는 최고 포수 후보로 각광받기도 했던 그가 올 시즌 어떤 보직을 맡으며 어떤 활약을 펼쳐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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