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마무리 투수'로서 박찬호(33)의 성공 뒤엔 트레버 호프먼(39)이 있었다.
박찬호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한국 대표팀에서 마무리로 변신, 3차례의 구원 기회를 전부 성공시켰다. 아시아 예선의 대만-일본전, 8강리그의 멕시코전 등, 하나같이 꼭 잡아야 할 경기에서 한국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밖에 안 되는 줄 알았던 박찬호의 세이브 행진에 브루스 보치 샌디에이고 감독까지 "박찬호의 마무리 실력에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박찬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등, 샌디에이고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프먼의 조언을 받아들인 게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지난 8월 샌디에이고로 이적하자 마운드의 리더이자 붙박이 마무리인 호프먼에게 감정 컨트롤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이에 호프먼은 "불펜에서 몸을 풀 땐 시선을 마운드의 흙에만 두라. 그리고 실전에 등판하면 역시 눈길을 잔디에만 두라. 절대 관중을 쳐다봐선 안된다"라는 충고를 들려줬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박찬호는 지난 13일 멕시코와의 8강리그전 9회 2-1 상황에서 마무리로 등판할 때, 호프먼의 조언을 그대로 따랐다고 했다. 여기서 박찬호는 2사 3루 동점위기에서 볼 카운트 0-3에 몰리고서도 끝내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세이브에 성공했다. 박찬호는 마운드에서 "집중하자. 호흡을 가다듬자"라고 스스로를 다스렸다고 회고했다.
박찬호의 말대로 메이저리그 통산 436세이브(역대 2위, 현역 1위)를 기록 중인 호프먼과 한 팀에 몸담고 있었던 사실은 "행운"이었다.
실제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엔 케빈 브라운을, 텍사스 때엔 케니 로저스를 '맏형'처럼 모시며 힘들 때 자문을 구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에선 호프먼이 박찬호의 팀 내 '멘토'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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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WBC 멕시코전을 마무리한 뒤 포수 조인성과 포옹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