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결혼식을 세 번 했다. 그러나 여자는 한 명이었다".
샌디에이고 박찬호(33)가 지역지 과의 인터뷰 도중 꺼낸 조크다. 지난해 말 재일교포 박리혜 씨와 하와이 한국 일본에서 결혼식을 3번 올린 얘기가 나오자 이렇게 재치있게 반응한 것이다.
작은 사례지만 심각하고 예민한 이미지의 박찬호에게서 결혼 후 여유가 이따금 배어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일본과의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전 패배 직후 가진 공식 인터뷰 때도 박찬호는 기자들을 웃겼다. 이날 인터뷰엔 박찬호 외에 이승엽 이진영이 참가했는데 주최 측이 마련한 의자와 마이크는 두 개뿐이었다.
그래서 셋 중 한 명은 서서 앞의 두 사람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당연히' 후배인 이승엽과 이진영이 박찬호에게 "먼저 하시라"고 자리를 양보하자 박찬호는 큰 소리로 "진영아, 너가 앉아서 인터뷰해라. 나는 서서 질문할게"라고 답한 뒤 그대로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서 있던 박찬호는 바로 옆의 외신기자 인터뷰에 응했고 이승엽-이진영의 인터뷰가 끝나고서야 한국 기자단과 만났다.
또 WBC 취재 기간 만났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역시 하나같이 "박찬호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들려줬다. 이렇게 박찬호가 '부드러워진' 데는 역시 결혼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 이는 야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본인도 인정하고 있다.
과의 인터뷰서 박찬호는 "(오히려)예전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 왜냐하면 전엔 야구에만 신경썼지만 지금은 (야구 외에) 가정에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야구에만 몰입하지 않게 된 환경이 역설적으로 보다 나은 피칭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준 셈이다.
이어 박찬호는 "아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부인의 임신 사실을 현지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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