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에는 온전한 가족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6.03.24 09: 44

‘굿바이,솔로’(노희경 극본, 기민수 연출)에는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가 오순도순 함께 살아가는 온전한 가족은 없다. 상처받은 인물이 홀로 있을 뿐이다.
“가족 자체를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가족은 사실 남이 모인 것이다. 그저 남인데 내 곁에 있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라는 노희경 작가의 말처럼 ‘굿바이, 솔로’의 주인공들은 온전한 가족을 이뤄 함께 살아가는 인물은 없다.
주인공 민호(천정명)는 건축업을 하는 아버지, 잘 나가는 의사 형, 민호를 끔찍이 여기는 어머니가 있지만 집을 나와 식당을 운영하는 미영 할머니와 함께 산다.
민호의 친구 지안(이한)은 어떤가. 민호 아버지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민호네 집에서 마치 아들처럼 살고 있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또 민호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을 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부모가 버젓이 살아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때 지안의 연인이었지만 이제는 민호의 연인이 된 수희(윤소이) 역시 이 남자 저 남자 여러 남자를 만나는 어머니를 증오하며 혼자 꿋꿋하게 살아간다.
수희 친구 미리도 비록 어려운 형편이지만 금실 좋은 부모님이 계신다. 그녀는 항상 그런 부모가 부럽고 자신의 부모처럼 알콩달콩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건달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집나와 생활한다.
미리가 사랑하는 호철(이재룡)은 어떤가. 호철은 아예 어렸을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 부모의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
이웃집 여자 영숙(배종옥)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아이들과도 떨어져 지낸다. 화려하고 할말은 다 하는 영숙 이지만 그런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
이렇게 나름의 아픔을 가진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미영 할머니(나문희). 미영 할머니 역시 딸로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가족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인공 어느 누구도 가족과 동고동락하지 않지만 우리는 ‘굿바이, 솔로’를 통해 더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상처 있는 사람들 끼리 서로를 보듬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들이 피를 나눈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때로는 엄마가 되어주고 때로는 형제자매가 되어 가족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가족일지도 모를 일이다.
노희경 작가의 말처럼 태초부터 가족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가족이란 남인데도 내 곁에 있어주니 그저 감사해야 하는 사이일지도 모를 일이다.
br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