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메신저' 나무 자전거, “한 30쌍 성사 시켰죠?”
OSEN 기자
발행 2006.03.29 08: 28

‘사랑의 메신저’가 봄을 타고 다시 왔다. 강인봉 김형섭의 ‘나무 자전거’가 31일부터 3일간 서울 대학로 질러홀에서 5차례 정기 공연을 갖는다. 나무 자전거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한 프러포즈 이벤트 ‘노래로 하고픈 이야기’는 이번 공연에서도 사랑의 메신저로 날아 오른다.
작년 5월 나무 자전거가 정식 출범한 이래 벌써 4번째 갖는 정기 공연이다. 그래서 공연 제목도 ‘나이테+4’이다. 부제는 ‘꽃을 든 남자’. 나이테는 팀 이름 ‘나무 자전거’에서 따 온 것이고 4는 4번째 공연을 뜻한다. 나무 자전거 공연의 브랜드화가 이뤄졌고 지금은 정착단계에 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무 자전거의 공연은 감미로운 노래도 노래지만 ‘프러포즈 이벤트’로도 유명하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연 중에서 채택이 되면 공연 당일 이벤트 코너에서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노래로 공개 프러포즈 할 기회를 갖다. 노래는 나무 자전거와 화음을 맞춘다.
자탄풍 시절부터 이 이벤트를 이어오다 보니 사연도 많이 쌓였다. 멤버 강인봉이 전하는 사연 하나. 결혼 후 1년간 아이가 없던 부부가 홈페이지에 이벤트 신청을 했다고 한다. 구구절절 부부사랑이 넘쳤지만 아이가 없는 것이 고민이었던 커플이었다. 그 부부는 무대에 올라 멋진 프러포즈를 했고 그날 밤,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아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나무 자전거의 이듬 해 공연에는 세 식구가 되어 찾아 왔단다.
김형섭은 “주로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이 프러포즈를 신청하는데 기성부부도 많이 찾는다. 우리 공연을 통해 사랑을 확인한 커플이 벌써 30쌍이 넘는다”고 말했다. 공연부제인 ‘꽃을 든 남자’는 봄을 상징하지만 프러포즈 이벤트와도 맞아 떨어진다.
사실 나무 자전거 공연에서 주목할 것은 프러포즈 이벤트가 아니다. 바로 강인봉 김형섭이 메고 있는 통기타이다. 통기타로 노래 부르는 가수가 브랜드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경우는 이제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강인봉은 “노래를 소비하는 문화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의 노래가 소유하는 상품이었다면 지금의 노래는 감성상품으로 변해 버렸다. 한번 왔다가 휙 지나가는 유행상품이다”고 말한다. 노래방 문화의 만연, 온라인 다운로드의 성행 등 노래를 접하는 기회자체가 손쉬워 져 노래에 대한 소유의식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이런 문화 탓에 스타 가수는 있지만 히트곡은 없는 가요계의 기형적인 모양도 만들어 졌다. 가수 A는 알지만 A의 노래는 제목이 뭔지, 가사가 뭔지 잘 모른다. 가수 A가 유명해지는 통로도 공연이나 TV의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나무 자전거의 브랜드 공연은 이런 문화를 거부하는 버팀목이다. 김형섭은 “작년 말 기존의 트로트, 댄스 곡을 통기타 반주로 부른 리메이크 음반을 냈다. 노래의 재해석을 통해 통기타 가수의 생명력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나무 자전거는 이 리메이크 앨범에서 김수희 태진아 나훈아 주현미의 트로트 곡은 물론, 이효리의 ‘텐 미니츠’ 조PD-인순이의 ‘친구여’도 통기타 반주로 불렀다. 스쳐가는 노래가 아니라 함께 향유하는 음악을 하고 싶은 나무 자전거의 노력이다.
노래가 유행상품이 되자 가수도 유행을 타는 직업이 되고 말았다. 노래하는 가수가 오락프로그램에서 더 대접받고 심한 경우는 가수 경력을 연기자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나무 자전거는 이런 현실을 음악 시장의 왜곡이 부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인봉은 “배추 장사가 있다고 치자. 그 유통과정이 왜곡되면 생산자도 소비자도 모두 죽겠다고 난리다. 배추는 변함없이 소비되고 있는데 생산자와 소비자만 골탕을 먹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온라인 다운로드니, 휴대전화 컬러링이니 하면서 음악 소비 시장은 분명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그 소득이 생산자(가수나 제작자)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신음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은 크게 왜곡된 유통 시스템 때문이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음악시장의 유통 시스템의 문제점은 여러 방면에서 논란 중이다. 음악 제작자들과 소비자, 이들을 연결하는 온라인-모바일 업체간의 합리적인 접합점을 찾지 않으면 우리 나라 음악시장은 한동안 혼돈 속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런 시장의 영향 탓인지 노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통기타 하나 들고 달려가겠다는 나무 자전거도 활동 영역이 다양해 지고 있다. 올 하반기는 드라마-영화 OST, 뮤지컬 음악 작업 등으로 일정이 꽉 차 있다.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이야 좋은 일이지만 그게 혹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가수는 가수로, DJ는 DJ로 돌아가야 한다”는 외침이 공허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의 왜곡을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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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듀오 ‘나무 자전거’가 31일부터 3일간 봄 맞이 정기 공연을 펼친다. /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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