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타율 2할 8푼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
시즌 개막을 하루 앞 둔 지난 30일 요미우리 이승엽(30)이 페넌트레이스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면서 타율에 대해 언급했다. 홈런이나 타점이 아닌 타율 2할 8푼을 굳이 목표로 내세웠다.
이승엽의 타율 2할 8푼은 사실 3년째 숙원사업이다. 2003년 시즌을 마치고 삼성에서 롯데 마린스로 이적하면서 처음 밝혔던 목표 중에도 타율 2할 8푼이 들어 있었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목표치 미달이었다. 2004년 이승엽은 333타수 80안타로 타율 2할 4푼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은 명예회복에 성공했지만 그래도 타율만은 아쉬움을 남겼다. 408타수 106안타로 2할 6푼에 머물렀다.
재미있는 것은 1년 사이 딱 2푼이 늘어났다는 사실. 추세를 이어가면 올해는 목표대로 2할 8푼대 타율이 가능하다.
이승엽이 굳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율에 대해 언급한 속내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일본에서 야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이 바로 ‘몰아치기’의 어려움이다. 타율 2할 8푼대 이상을 기록하려면 꾸준하게 안타를 날리는 것과 함께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경기수 또한 많아야 한다.
특히 3안타 이상 맹타(일본에서는 한 경기 3안타 이상을 맹타로 인정한다)를 기록하는 경기가 많아야 한다. 하지만 이승엽은 지난해 3안타를 기록한 경기가 9경기에 불과했다. 그나마 2004년 3안타 경기가 단 1경기에 그쳤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났지만 아직도 모자란 것 역시 사실이다.
이승엽은 “일본은 선발 투수에 이어 나오는 불펜 투수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다. 경기 스코어에 관계없이 만만한 투수가 한 명도 없다. 몰아치기가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라고 분석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도 분명히 3할 이상을 쳐내는 타자들이 있는 만큼 자신도 몰아치기에 능력을 선보이면서 2할 8푼대 이상의 타율을 올리겠다는 의지를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승엽이 이처럼 타율에 신경을 쓰는 것은 자신의 타순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라 감독에 의해 요미우리 사상 외국인 선수로는 3번째, 역대 70번째 4번 타자로 낙점된 이승엽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타선의 득점력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홈런도 중요하지만 타율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2할 6푼대 타율로는 찬스를 살리기 보다는 날리는 확률이 더 많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승엽이 롯데에서 홈런 타점 모두 1위를 기록하고도 결국 7번에 위치하는 일이 가장 많았던 것도 따지고 보면 타율이 문제였다.
여기에 홈런은 안타를 많이 날리다 보면 자연이 늘어나게 되는 평범한 사실을 더한다면 일단 이승엽은 시즌에 들어가면서 바른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자신의 목표대로 2할 8푼대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목표대로 성적이 나온다면 시즌 후반에도 여전히 요미우리 4번 타자는 이승엽일 확률이 높다.
nang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