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후보' 이재주, "예전의 내가 아냐"
OSEN 기자
발행 2006.04.01 09: 45

벌써 나이가 만 서른 세 살로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어언 14년이나 됐다. 하지만 그동안은 후보선수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다. 본업은 포수이나 번번이 주전들에 가려 후보 신세였고 부업인 1루나 외야 진출도 버거웠다. 좋은 체격조건(키 187cm, 체중 85kg)을 지녔음에도 공수에서 주전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만년 후보'로 머물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서서히 빛이 보이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의 이재주(33)가 그 주인공이다. 이재주는 올 시범경기에서 그동안 잠재력만 보이던 거포로서의 위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주전 1루수 마해영이 LG로 트레이드되면서 도약의 기회를 잡은 이재주는 전지훈련 때부터 부쩍 향상된 타격 솜씨를 선보이더니 시범경기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1일 LG전서 라인 드라이브로 좌측 외야 관중석에 꽂은 홈런을 포함해 3방으로 LG 박경수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재주는 주위로부터 '직구만 때릴 줄 아는 공갈포 계열'이라는 달갑지 않은 종전 별명을 떼어내고 있다. 이제는 직구뿐 아니라 변화구 공략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서정환 기아 감독은 지난 2월 말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면서 "기량이 좋아진 이재주에게 올 시즌 기대가 크다"고 공언할 정도로 이재주의 방망이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칭스태프로부터 타격 실력을 인정받고 꾸준한 출장기회를 확보한 이재주는 시범경기에 들어서자 펄펄 날고 있다. 현재 타율 2할9푼7리에 3홈런 8타점으로 마해영의 공백을 메울 중심타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이재주는 '눈물의 야구 인생'이었다. 강릉고를 졸업하자마자 1992년 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 전신)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태평양 시절에는 김동기, 현대로 넘어와서는 박경완, 그리고 2002년 기아로 트레이드돼 와서는 김상훈 등 특급 포수들의 그늘에 가려 주전으로 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출장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채 1, 2군을 오르락내리락하던 이재주가 올 시즌에는 '확' 달라진 방망이를 앞세워 '늦깎이 인생역전'을 보여줄 태세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