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전통과 뿌리는 한국에 있다. 내가 태어난 곳에 돌아와 기쁘며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소속팀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슈퍼볼 정상으로 이끔과 동시에 최우수 선수(MVP)의 영예까지 누리며 스타에서 '특급 스타'로 발돋움한 한국 혼혈 출신 하인스 워드가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29년만에 돌아온 첫 소감을 밝혔다.
워드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온 것이 매우 흥분된다"며 "한국인으로서 받아주고 환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한국과 미국의 좋은 풍습을 누리는 것에 대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이날 몰려든 300여 명의 보도진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워드는 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왔다"며 절반의 뿌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12일 한국을 떠날 예정인 워드는 오는 11일 출국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서 지냈던 소감을 밝힐 계획이다.
다음은 워드와의 일문일답.
- 한국에 돌아온 소감은.
▲ 안녕하세요(한국말로). 내가 태어난 곳인 한국에 오게 되어 긴장되면서도 기쁘다. 한국과 미국 혼혈이기 때문에 절반의 전통과 뿌리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 한국에 온 것이 긴장된 이유는.
▲ 그동안 어머니께서 일부러 한국에 대한 전통과 문화를 많이 숨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긴장한 이유는 내가 한국에 와서 무엇을 보고 기대해야할지 몰라서다. 하지만 이미 시즌 전부터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게 돼 더없이 기쁘다.
-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순간은.
▲ 어려움보다 가장 기쁜 순간부터 말하고 싶다. 일단 슈퍼볼 우승과 내가 MVP를 받으면서 나의 큰 꿈을 이뤘던 것이 기쁘고 아들이 태어난 것 역시 기뻤다. 또 한국에 온 것 역시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계속 혼혈이라는 멸시를 받은 것이 가장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미국에서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나를 키워주셨고 나보다 더 많이 고생하셨다. 어머니의 인생 자체가 인간 승리다. 어머니가 나를 늘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 슈퍼볼 MVP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 의미는 여기 모인 기자들과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이 증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에 오면서 이런 환대를 기대하지 않았고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왔다. 이미 시즌 전부터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런 따뜻한 환대와 열렬한 지지에 감사드린다.
-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도 모습을 비췄는데.
▲ 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있을 때부터 열렬한 팬이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또 한국이 특급 스타들이 즐비한 세계적인 팀과 어깨를 견주고 한국인들도 야구 재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보였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1주일 전에 맞붙어 이겼던 팀과 또 다시 준결승전에서 만나는 대회 규정상의 문제가 있었고 아쉽게 패배했지만 한국은 선전을 펼쳤고 그것이 자랑스럽다.
- 한국에서 첫 밤을 지낸 소감은.
▲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웠다. 마치 뉴욕을 연상시킬만큼 서울이 흥미진진한 도시라는 생각이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관광을 가장 많이 하고 싶고 어머니가 자란 곳 역시 둘러보며 한국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싶다. 또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어제 식당에서 갈비와 김치를 먹으면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외가 친척을 만났다는데.
▲ 친가 쪽과 가깝지 않아 왕래가 없었고 외가 쪽은 만나본 적조차 없어 아쉬웠다. 서른이 다 되어서야 이모와 사촌들을 만난다는 사실이 착잡하긴 했지만 만나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피를 나눈 사이이기 때문에 그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 바꿀 수 없는 과거를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기분 좋았다. 그동안 어머니는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나는 첫 방문이다.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맥주와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즐겁게 얘기한 평범한 일이 내겐 큰 의미였다.
- 한국에 있는 혼혈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 한국에 있으면서 펄벅 재단을 방문해 혼혈인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지고 그들을 격려하려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극복해야 할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특히 우리 혼혈인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놀림을 받는다. 하지만 모두가 인간이기 때문에 인종은 결코 문제가 될 수 없다. 나도 예전에는 한국인 피가 반이 섞였다는 사실이 창피했지만 지금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의 좋은 풍습을 이어받고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내게는 큰 축복이다.
- 하인스 워드 재단 설립 계획이나 은퇴 후 한국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 펄벅 재단과 연계해서 재단을 설립하는 것을 매니지먼트 회사와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계획이 추진되면 알게 될 것이다. 이번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결코 마지막이 아닐 것이며 올해 안에 다시 방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 열렬한 호응과 환대에 정신이 없지만 은퇴하고 나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을 방문해 한국에 대해 배워나갈 것이다. 또 어머니가 한국에 집을 사달라고 하셔서 내가 은퇴한 후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 한국에서는 국제 결혼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본다면.
▲ 평소에 어머니도 내가 한국여성과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다. 결국 그러지는 못했지만 어머니는 피부색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모두를 사랑하고 아내도 어머니를 사랑해 고부간 애정이 너무나 많다. 국제 결혼을 하면 안된다는 한국 부모가 있겠지만 인종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21세기다. 폐쇄적이 아닌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그리고 사랑하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 워드 같은 스타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조언한다면.
▲ 한국에는 미식축구가 많이 보급되지 않은 것 같아 미식축구를 하고 싶다는 어린이들을 찾기 힘들 것 같다(웃음). 하지만 일단 어린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꿈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하겠다. 열심히 노력하면 모든 것을 극복하고 꿈을 이룰 수 있다. 나도 미식축구를 하면서 절대로 프로선수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가 될 수 있었다. 평소에 어머니도 노력하면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고 말해왔는데 이것은 진리다. 지금 어린이들이 무엇이 되고 싶던 간에 노력하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어린이들에게는 따뜻한 격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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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기자 tankpar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