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시즌 메이저리그 초반 최대 관심사는 지미 롤린스(필라델피아)의 연속경기 안타행진이다.
롤린스는 지난 4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시즌 첫 경기 마지막 타석서 2루타를 날려 간신히 연속경기 안타행진을 '37경기'로 늘렸다.
롤린스가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친 데는 적장인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이 '도우미'였음이 밝혀졌다. 이전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친 롤린스가 마지막 타석서 볼넷으로 연속경기 안타행진이 허무하게 끊어지려 하자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가득채운 4만 4614명의 필라델피아 홈팬들은 카디널스에 야유를 퍼부었다.
이때 '흑기사'로 나타난 것이 라루사 감독이었다. 라루사 감독은 8점차로 앞선 8회말 수비서 구원투수 애덤 웨인라이트가 롤린스에게 볼 3개를 던지며 볼넷으로 내보내려 하자 포수에게 직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라는 사인을 직접 내렸고 롤린스는 기다렸다는 듯 안타를 때려낸 것이다.
라루사 감독은 경기 후 "롤린스의 기록 행진을 보면서 예전 마크 맥과이어의 홈런 신기록 도전이 떠올랐다. 그때도 상대 팀에서는 맥과이어에게 홈런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대결을 피했다"면서 "우리는 롤린스의 기록행진을 볼넷으로 무산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투수에게 정면 대결을 지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라루사 감독은 1998년 맥과이어가 로저 매리스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70개를 깰 때 감독으로 상대 벤치에서 맥과이어와의 대결을 피한 것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라루사 감독은 그때를 회상하며 "기록은 롤린스가 잘 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달린 일이기도 하다. 나는 마지막 타석서 그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롤린스와의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3차례 올스타 유격수로 선정된 롤린스는 2005시즌을 36게임 연속안타 행진으로 마친 뒤 조 디마지오의 역대 최고 기록인 56게임 연속경기 안타(1941년)에 도전하고 있다.
라루사 감독의 말처럼 연속경기 안타 행진은 상대 팀의 적당한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상대 팀에서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질 때는 강타자인 롤린스와의 대결을 피하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롤린스와의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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