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서 제작하는 한국 영화가 부쩍 늘고 있다. 한류 스타를 앞세워 인지도를 높인 아시아용 영화들은 한국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시장에서 만회할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13일 개봉을 앞둔 최지우 조한선 주연의 멜로 ‘연리지’는 일본식 코드에 더 가깝다. 밋밋하게 스토리를 이끌다가 라스트에서 남 녀 주연을 모두 불치병으로 죽게하는 설정은 한국 관객들에게 생소한 방식이다.
이 영화는 지난 2월14일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시사회를 열었고, 최지우 조한선이 직접 참가해 바람몰이를 했다. 일본 내 한류의 원조 ‘겨울연가’에서 눈물 연기를 펼친 최지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라 일본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겨울연가’에 함께 출연했던 배용준이 지난해 역시 멜로인 ‘외출’로 27억 엔 정도의 수익을 올린바 있어 ‘연리지’ 제작진이 일본 흥행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외출’과 비슷한 규모로 15일 3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
이에 맞춰 최지우, 조한선은 다시 일본을 방문해 대규모 프리미어와 팬 미팅에 참가할 계획을 짜고 있다. 영화 전편에 신승훈의 노래들이 흐르는 것도 다분히 일본 팬들을 조준하고 있다. 신승훈은 지난 한햇동안 일본 진출을 본격화하며 많은 투자를 한 덕분에 일본 시장에서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로 자리잡았다.
장동건 이정재가 투톱으로 뛰고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은 블록버스터 ‘태풍’도 일본 개봉으로 또 한번의 흥행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기대와 달리 한국 시장에서는 다소 냉정한 반응을 얻었지만 “일본에서라면 또 얘기가 다를 것”이라는 게 제작사의 속내다.
한 중 일 합작 ‘데이지’도 한국에 이어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차례로 개봉한다. 전지현 정우성 등 한류 톱스타들이 출연한데다 홍콩의 류위강 감독 작품이어서 아시아권 경쟁력은 충분하다. 네덜란드 올 로케로 진행된 ‘데이지’는 ‘태풍’과 마찬가지로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슬랩스틱류 코미디 영화들에 밀리는 비정한 현실을 겪었다.
중국 100% 로케로 촬영중인 액션 사극 ‘중천’은 홍콩과 중국을 노리고 있다. 제작자인 김성수 감독은 “사람이 죽어서 49일동안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머문다는 설화는 동북 아시아 어느 곳에서나 접할수 있다. 이왕이면 아시아 각국에서 공감할수 있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한 시장에서 안되면 다른 시장을 노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가 내수용의 한계를 벗어나 아시아로 진출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문화적 코드가 분명히 다른 한 중 일 관객의 취향을 동시에 신경쓰다가 죽도 밥도 아닌 작품을 만드는 잘못은 조심할 일이다.
mcgwire@osen.co.kr
최지우 조한선 주연의 멜로 ‘연리지’(MK 픽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