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데뷔 이진성, 알고보니 진지한 매력남
OSEN 기자
발행 2006.04.08 09: 55

상큼한 봄내음과 함께 단비가 내리던 지난 4일 이 봄비와 닮은 남자 가수 이진성(30)을 만났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호루라기를 벗어 던지고 대신 한 장의 앨범을 들고 나온 이진성은 신인 아닌 신인가수의 냄새를 제법 풍겼다.
이진성은 인터뷰가 있던 지난 4일 1집 'Start Here'를 발매하고 당당히 가수로 데뷔했다.
"처음뵙겠습니다. 신인가수 이진성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약속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몽환적인 카페 분위기와 함께 편안하고 세련된 복장의 이진성이 반갑게 인사를 건냈다.
'청담동 호루라기'로 더욱 친숙했던 그의 모습에는 코믹하고 가벼운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진지했고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신인인냥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1년이 걸렸어요. 앨범을 낸다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아마 시도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대중 앞에서 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긴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곡 작업과 녹음 등으로 은둔(?)에 가까운 생활로 1년을 보낸 이진성은 앨범작업을 '산고'에 비유하며 "마치 자식이 태어난 듯한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엄살이 아니라 정말로 꽤나 힘들었던 모양. 1년 사이 몸무게가 12Kg이나 빠져 핼쑥해진 모습이었다.
"모르는 분은 제가 그동안 푹 쉰걸로 아시는데 사실 영화와 드라마 연극 라디오 DJ 등으로 나름대로 연예계에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누군가 '너 무슨일 하냐'라고 물었을 때 답하기가 참 곤란하더라구요. 참 많은 일을 하긴 했는데...하지만 이젠 '저 신인가수 이진성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분명 연예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타이틀이 없었던 그가 그동안의 코믹한 재담꾼의 이미지를 버리고 '가수'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이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발매된 앨범은 1집이지만 오래전부터 가수로 데뷔를 계획하고 있었던 이진성에게 이번 앨범작업은 벌써 세 번째다.
실패를 반복하며 얻은 앨범이기에 더욱 가치있고 소중할 것이다.
"타이틀곡 'I go'는 제가 직접 가사를 써서 더욱 애착이 가는 곡이예요. 변덕스럽고 물질 중심의 이성교제 풍토를 풍자했습니다. 힘없이 가슴 한 구석에 사랑을 키워가는, 그러나 꿋꿋한 빈털터리의 노래예요. 80년대 힙합 스타일의 곡으로 단순하게 반복되는 리듬이 아주 재미있죠".
이진성은 싸이의 절친한 친구이자 나이트클럽 마니아로 소문나 마냥 인생을 즐기며 살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사랑에 있어서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
"다들 저를 그렇게만 바라보시니 안타깝고 속상해요. 사실 저에게는 지금껏 딱 두 번의 사랑이 있었어요. 첫 사랑과는 5년 동안, 또 한 번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만남을 가졌는데 아직까지 그 추억들이 제겐 참 소중합니다. 인생을 즐겁게 사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가볍게 보진 않아요. 오히려 너무 진진해서 탈이지.(웃음)".
호루라기가 없어 허전하고 어색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진솔한 이진성의 모습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타이틀 'I go' 컨셉에 맞춰 재미있는 모습의 바람머리를 하고 있지만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진성은 더이상 장난스럽기만 한 '청담동 호루라기'가 아니라 사려깊고 진지한 청년 이진성이었다.
앨범에서도 느낄 수 있다. 힙합 소울 디스코 락 등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해석한 이번 앨범에는 날카로운 세상풍자와 함께 오래도록 품어온 음악적 열정이 그대로 담겨있다.
"올해로 제 나이가 서른입니다.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네요.(웃음) 좀 더 세련된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자 했어요. 이제 그럴 나이구요. 대안 없이 마냥 비판만 해대는 것이 아니라 때론 눈물 나게 힘든 세상이지만 마음의 눈과 따뜻한 가슴으로 그 산을 넘고자 하는 제 의지를 이번 앨범에 담았습니다".
"제가 앨범작업을 산고를 겪는 것과 비교했는데 정말 그정도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예요. 자연스레 살이 12kg이나 빠지기도 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제 모든 일상을 포기하는 거였어요. 하루종일 작업실에서 먹고자고 하며 거의 폐인 가까운 생활을 했죠. 가수라면 누구나 겪는 일일 겁니다. 오죽하면 친구들이 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고 '너 앨범내기 전까지 신비주의 전략을 쓰는거냐'며 '친구한테까지 그래야겠냐'고 핀잔을 주곤 했어요".
앨범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앨범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이진성과 하나되어 녹아있었다.
곧 4집 앨범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싸이와는 둘도 없는 절친한 사이이고 더군다나 가수 데뷔 앨범인데 싸이가 참여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다들 아시겠지만 싸이도 4월 중으로 앨범을 발매합니다. 처음에는 나도 곡 만드는 작업이 이렇게 힘든 줄 모르고 '싸이가 도와줬으면'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나중엔 제가 싫다고 했죠. 첫 째, 비슷한 시기에 고생을 하면서 내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게 싫었고, 둘 째로 나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싸이랑 안그래도 비슷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음악적인 색깔까지 비슷하게 갈 순 없잖아요. 음악적으로는 조금 다르지만 싸이와는 더욱 서로 정신적으로 의지를 해야 할 사이가 된 것 같아요".
남을 배려하는 모습도 곡에 대한 열정 못지않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게 요즘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진성은 그런 모습을 가장 혐오(?)한다고 한다.
처음이라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사진촬영이 진행되는 순간에도 사진기자를 향해 재미있는 포즈와 농담을 건네며 편안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바람과 계획을 부탁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너무 행복하고 신이나요. 비로소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은 것 같아 흥분이 됩니다. 더욱이 그동안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나를 바라보던 많은 분들이 저를 직접 대하시고는 생각을 바꾸시는 분들이 많아요.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지고 있고요. 이번 앨범 활동을 통해 이진성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좀 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가수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름 : 이진성
출생 : 1976년 5월 7일
신체 : 181cm / 73kg
학력 : 한국체육대학교
특기 : 스케이팅, 춤
경력 : 1994~1996년 스피드스케이팅 주니어국가대표, 현 한국 빙상연맹 최연소 이사, 압구정동 퓨전스시바 운영
데뷔 : 2001년 KBS '야! 한밤에'의 '보고싶다 친구야-싸이 편'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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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가수로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 봐달라는 이진성. /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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