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가 6∼7이닝 정도 책임져 주면 경기 하기가 수월할 겁니다. 100개 정도 던지게 할 생각입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8일 LG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에이스 대니얼 리오스에 대한 신뢰감을 이렇게 나타냈다.
중심타선의 부재, 주축 허리진의 이탈로 고심을 거듭한 김 감독의 스트레스를 리오스는 아는 듯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그는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하며, 덕아웃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시야를 흐리는 황사, 마치 늦가을을 방불케 하는 쌀쌀한 날씨에도 리오스는 아랑곳 않았다. 두산이 3-1로 승리하는 데 밑거름을 두둑히 뿌렸다.
두산이 홈개막전에서 '서울 맞수' LG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두산은 이날 잠실 LG전에서 리오스의 역투와 베테랑 안경현의 시즌 첫 홈런 등을 앞세워 지난해에 지난해 상대전적 13승5패의 상승세를 이었다.
한국계 풋볼 영웅 하인스 워드의 시구로 화제를 모은 이날 경기는 경기 후반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이 계속됐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4월 첫 경기 답게 다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LG는 물론 승리한 두산도 득점권에 주자를 계속해서 내보내고도 후속타 불발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경기 시작 전만 해도 시범경기서 1위를 차지한 LG의 상승세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1회말 두산 공격이 시작되면서 흐름은 순식간에 두산 쪽으로 쏠렸다. 1사 후 삼성에서 이적해온 강동우가 우측 2루타로 득점권에 진출하자 안경현이 LG 선발 최상덕을 두들겨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05m짜리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순철 감독이 경기 전 "경험이 풍부해서 믿을만 하다"고 했던 최상덕은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2회 선두 최경환에게 우측 2루타를 헝요하고, 1사2루 상황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이 뭉쳐 조기 강판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 첫 홈런이 나온 뒤 경기는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6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지며 승부는 후반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는 그 전에 갈릴 수 있었다. 두산은 4, 5, 6회 연속해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 불발과 작전 수행 미스가 이어지며 번번히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7회 박용택의 우중간 3루타, 조인성의 적시타로 LG가 1점을 따라붙으면서 경기는 후끈 달아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팀 두산의 저력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수비실책, 안경현의 좌전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장원진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쐐기타점을 만들었다. 8회에는 김승회와 김상현을 투입, LG의 막판 추격을 봉쇄했고, 9회에는 마무리 정재훈이 나서 경기를 끝냈다. 정재훈은 몸이 덜 풀린 듯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지만 대주자 추승우가 2루에서 견제사해 한숨을 돌린 뒤 대타 정의윤을 삼진처리한 뒤 2사2,3루에서 김정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승부를 마감했다.
이날 LG는 최상덕에 이어 김민기 민경수 김기표 유택현 경헌호 등 6명의 투수를 내세웠지만 믿었던 타선이 6안타 1득점으로 막힌 데다 7회 쐐기점을 내줘 올 시즌을 패배로 출발하게 됐다. 다만 지난해 내내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온 불펜진이 8이닝을 합작 2피안타 1실점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엔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2580 명의 관중이 입장,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에 따른 고조된 야구붐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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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안경현이 1회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