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서 보는 ‘하늘이시여’, 중년의 힘에 35.4%
OSEN 기자
발행 2006.04.10 08: 08

연기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9일 방송된 SBS TV 주말극장 ‘하늘이시여’(임성한 극본, 이영희 연출) 61회분이 중년 연기자들의 혼을 심는 열연에 힘입어 전국 시청률 35.4%(TNS 미디어 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왕모-자경의 신혼여행 장면이 방영됐던 지난 달 19일 방송분의 36%(전국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수도권(36.3%)과 서울(36.6%)을 놓고 보면 1위에 못지 않은 기록이다. 3월 19일의 수도권 시청률은 36.4%였다.
61회 방송분은 자경(윤정희 분)의 험난한 인생을 결정한 세 주인공, 란실(반효정 분)-홍파(임채무 분)-영선(한혜숙 분)의 가슴 사무친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자경의 삶을 꼬이게 만든 과거가 낱낱이 밝혀지고 눈물로 잘못을 뉘우치는 장면, 그 눈물의 뒤에 이어진 이해할 수 없는 란실의 강권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9일의 ‘하늘이시여’가 3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남겨진 흔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반효정 한혜숙의 눈물연기에 ‘소름 끼치는’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중년 연기자들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61회였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좀더 드라마에 몰입한 시청자들은 란실과 홍파 모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분개하고 있다. 홍파-영선의 결혼을 반대해 오늘의 비극을 부른 원죄가 란실에게 있는데 오히려 영선을 협박해 이제 겨우 행복을 찾은 자경을 다시 불행하게 한다며 흥분했다. 홍파의 우유부단한 행동을 비난하기도 하고 란실의 적반하장에 혀를 내두르는 이들도 있었다.
어김없이 ‘하늘이시여’의 비현실성도 제기됐다. 딸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설정을 놓고 많은 윤리 논쟁이 드라마 초기에 있었는데 당시에 꿋꿋하던 제작진들이 이제 그 문제를 드라마 내에서 스스로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란실이 자경의 과거를 알고 나서 영선을 몰아붙이는 장면이 그것이다. 윤리를 뒤엎고 앞만보고 달려와 겨우 구도를 잡은 드라마가 다시 윤리문제로 소란스러운 과정이 혼란스럽기만 하다는 비판이다.
드라마의 현실성 문제야 처음부터 설득력을 포기하고 덤벼들었으니까 굳이 여기서 재론할 필요는 없다. 다만 드라마의 비현실성을 뛰어 넘은 중년 연기자들의 힘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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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향한 애타는 모정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하늘이시여’의 한혜숙(왼쪽)과 딸 자경 역의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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