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가 뭐야?, 드라마 속 이색 직업
OSEN 기자
발행 2006.04.10 09: 43

“조향사가 뭐야?” “응, 향기 전문가인가 봐” 지난 7일 SBS 새 수목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에 김희선과 이동건이 캐스팅 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주위 사람과 나눈 대화다. 극중 이동건의 직업이 ‘조향사’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조향사라…. 웬만한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이 단어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인터넷 포털의 검색 기능을 활용해야 했다. 우리에게 낯선 만큼 그 정의도 의견이 분분하다. ‘향의 이미지를 구체화 하여 필요한 상품에 적용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에서부터 단순히 ‘향수를 제조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설명이 다양하다.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볼 때 조향사가 향기 전문가라는 사실과 향료 산업에서 매우 필수적인 인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작년 여름에 방송된 MBC TV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는 파티셰라는 낯선 용어가 등장했다. 제과사 정도로 번역이 되니 딱히 새로운 직종은 아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보통의 제과사와는 구별되는 전문성이 있다.
또 지난 주 방송을 시작한 SBS TV ‘연애시대’에는 북마스터라는 직업도 등장했다. 신종직업이라 부를 수는 없지만 우리가 대형서점에서 흔히 봐 왔던 인물들이 북마스터였다는 사실을 인지할 정도는 된다. 북마스터는 책을 찾거나 선택하지 못해 고민에 빠졌을 때 그것을 해결해 주는 ‘책 전문가’이다.
이처럼 드라마에서는 낯선 직업군이 등장한다. 웬만한 드라마에서 흔히 접하는 의사, 경찰, 깡패(엄밀히 직업은 아니지만), 기업 임원, 회사원 등의 일반적인 직군으로는 복잡하고 다양해진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출 수 없다.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하는 과정도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작가가 신선함을 주기 위해 새로운 직업을 물색하는 경우가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파티셰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SBS ‘스마일 어게인’에서 김희선은 소프트볼 선수로 나오는데 이런 직업의 세계도 작가의 기호에서 나온다.
낯선 세계이긴 하지만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직종은 현직 종사자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구실을 한다.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심어 주는 순기능을 할 경우가 많다. 대한소프트볼 협회가 ‘스마일 어게인’ 촬영에 국가대표팀을 지원하는 이유도 이런 데 있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분 야구바람이 드라마에 까지 옮겨 붙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작진과 야구(소프트볼)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바람이다.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PPL 같은 제작지원 때문에 투입되는 직업군도 있다. 2004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SBS TV ‘파리의 연인’에서 주인공 김정은은 복합영화관 CGV 직원으로 등장했다. CGV는 ‘파리의 연인’을 제작지원 했던 기업이다. ‘연애시대’의 북마스터도 마찬가지이다. 이 드라마는 교보문고에서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순전히 작가의 경험 때문에 드라마속 직업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MBC TV 시트콤 ‘소울메이트’에서 수경(이수경 분)과 유진(사강 분)은 신문사 교열기자로 나온다. 이 드라마를 집필하고 있는 조진국 작가가 실제 신문사 교열기자 출신이라는 배경이 작용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양한 직업군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을 좀더 세밀하게 이해하는 기회를 준다. 동시에 직업에 대한 그릇된 선입관을 심어 줄 수도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다. 드라마 속 직업군에 관심을 갖다 보면 우리 사회를 좀더 잘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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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어게인’에서 조향사로 나오는 이동건, ‘소울 메이트’의 교열기자 이수경, ‘연애시대’의 북마스터 감우성(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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