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과 대구 오리온스의 2005~200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경기를 사자성어로 간단하게 풀어보면 '파죽지세'와 '속수무책'으로 설명된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10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며 오리온스에 완승을 거둔 삼성은 무엇보다도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은 상대보다 월등히 앞선 높이와 함께 상대의 특급 포인트 가드 김승현에 대한 철저한 봉쇄다.
네이트 존슨, 서장훈, 이규섭 등 높이와 득점력을 동시에 가진 선수들이 많아 오리온스와의 매치업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삼성은 이세범과 이정석이 번갈아가면서 김승현을 집중적으로 마크, 오리온스의 공격력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안준호 감독은 2차전 승리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높이에서 월등하기 때문에 오리온스는 우리의 공격수에 대한 더블 팀 수비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오리온스는 한 자리를 완전히 버리는 상태에서 우리와 맞설 수 밖에 없고 우리는 이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 든다"고 밝혔다.
이어 안 감독은 "이정석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김승현을 철저하게 막아줘 이길 수 있었다"며 "공수 양면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김승현을 잘 막아줬지만 플레이오프 들어오면서 더욱 잘해주니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이정석을 추켜세웠다.
파죽지세인 삼성에 비해 오리온스는 이도저도 안되고 있다. 철저하게 봉쇄된 김승현도 걱정이지만 이미 6강 플레이오프부터 체력이 고갈된 모습을 보인 아이라 클라크가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큰 고민이다.
또 오리온스는 높이에서 밀리다보니 김병철의 효용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높이에서 밀리는 김병철은 2차전에서 선발로 나오지 못한채 간간이 교체 투입됐지만 2쿼터에 9점을 올린 것을 제외하고 전혀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게다가 오리온스는 손쉬운 공격 찬스에서도 어이없는 패스 미스를 연발하면서 1차전에 이어 2차전서도 자멸하고 말았다.
김진 감독은 "천천히 공격해도 좋으니까 실수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선수들이 쉽게 흥분하면서 조급해지고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고 있다"며 "게다가 더블 팀 수비가 정규리그 초반에서는 잘 됐는데 체력이 떨어지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떨어지다보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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