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이제야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OSEN 기자
발행 2006.04.11 11: 49

[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이제야 야구를 즐기는 법을 조금 알 듯해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콜로라도 김선우(29)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훈련을 마치고 데이브 콜린스 1루 코치와 3루측 덕아웃으로 들어온 김선우는 한국 취재진을 보자 (코치와 어깨동무를 하며) 포즈를 취해주는 등 여유 넘치는 분위기였다.
이틀 전인 7일 시즌 첫 등판(애리조나전)에서 최악 출발(1⅓이닝 5실점)을 한 그늘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김선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김선우는 먼저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전까지 컨디션이 100% 이상이었다. 그러나 대회(감기 탓에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함)를 마치고 긴장이 풀어진 탓인지 (스프링캠프 도중) 오른 햄스트링을 다쳤다"라고 밝혀 선발진 탈락에 일단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사실 지난해 성적을 놓고 볼 때 자크 데이와 조시 포그보다는 김선우가 5선발을 차지하는 게 '순리'에 가까웠다. 그랬기에 김선우는 "다치지만 않았다면 5선발을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화가 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선우는 "조금 지나니 (5선발 탈락이) 중요한 게 아니더라.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언젠간 찬스가 올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 프레셔는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선우는 스스로 "야구를 즐기는 원리를 조금 알 듯하다"라고 자평했다.
김선우는 이런 '성숙한' 변화의 이유로 "결혼과 나이듦"을 들었다. 김선우는 "가족이 생기면서 마인드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원하는 목표를 잡으려고만 싸웠다. 즐기면서 야구를 할 줄도 몰랐고 (그런 충고를 들어도) 와 닿지도 않았다. 그러나 결혼을 한 뒤론 여전히 꿈을 위해 나아가지만 (오로지 야구만이) 무조건적으로, 절대적으로 지켜야되고 돌봐야되는 전부는 아니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처음으로 직접 만나 본 김선우는 소문대로 진솔했고 남자다웠다. 여기에 이젠 1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정도의 여유로움과 관록이 붙은 인상이었다. 그 다음날 등판에서 불운의 안타 탓에 ⅓이닝 1실점하고 내려왔음에도 "전부 내 잘못"이라고 의연하게 밝히는 태도에서 김선우의 더 커진 그릇을 짐작할 수 있었다.
sgo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