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큰 인기를 모았던 농구대잔치에서 실업의 강호로 군림했던 팀들이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게 됐다.
신동찬 진효준 박인규 안준호 조동우 임정명 김현준 김진 오세웅 등이 맹활약했던 삼성전자의 후신인 서울 삼성이 지난 12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구 오리온스에 3연승을 거두고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기 때문이다.
현재 또 다른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유재학 한기범 김유택 강정수 허재 강동희 등 특급 스타들이 즐비했던 기아자동차의 후신인 울산 모비스와 박수교 신선우 이문규 이장수 이충희 이원우 등이 이끌었던 현대전자의 후신인 전주 KCC가 격돌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팀이 올라와도 '삼성-기아' 또는 '삼성-현대'의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전 농구대잔치에서 삼성 현대 기아는 3강을 형성했다. 기아가 탄생하기 전인 1983년 대회부터 1986년 대회에서는 삼성과 현대가 우승을 주고 받았고 기아가 본격적으로 강호의 면모를 갖춘 1987년 대회부터 3강 구도가 형성된 것.
특히 기아는 허재가 가세한 1988년 1차부터 4차 대회를 모두 차지하며 최강으로 군림했고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역시 챔피언결정전이라고 할 수 있는 4차대회에서 현대 또는 삼성을 모두 제압하며 '기아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 사이 현대와 삼성은 기아의 뒤를 이은 '2인자'에 불과했다.
또 본격적으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도입된 후에는 기아와 삼성이 1992년 대회와 1994년 대회에 맞붙었으나 모두 삼성의 패배로 끝났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후 부산 기아와 대전 현대는 이미 챔피언결정전에서 두 차례 맞붙은 바 있다. 그러나 삼성과 기아 또는 삼성과 현대의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은 프로농구에서는 처음이다. 삼성은 지난 2000~2001 시즌 단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당시 상대는 창원 LG였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KCC가 올라온다면 그야말로 '삼성'과 '현대'가 프로농구서는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는 결과가 되고 모비스가 올라올 경우에는 지난 1994년 농구대잔치 이후 12년만에 정상 길목에서 '삼성'과 '기아'가 격돌하게 되는 셈이다.
올드 농구팬들의 옛 향수를 자극하는 챔피언결정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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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과 전주 KCC의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