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이승엽(30)이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를 달리면서 일본 진출 3년만에 첫 개인 타이틀 수상의 꿈도 키워가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국인이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1975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다이헤이요 소속이었던 백인천이 3할1푼9리의 타율로 수위타자 자리에 올랐다. 재일동포 야구인 장훈 씨의 경우 1974년 타격, 출루율 2관왕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개인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렸던 선동렬 현 삼성 감독도 구원 부문에서 사사키와 다카쓰에 밀려 97년부터 3년 내리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가능성을 보기 위해선 현재 기록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13일 현재 이승엽은 최다안타와 타점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를 기록 중인 것은 출루율(.492). 타율(3위), 홈런(4위), 장타율(5위) 등 다른 부문도 모조리 톱5안에 들어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시즌 개막전부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득점 부문이다. 현재 15득점으로 팀 동료 다카하시(13) 한신의 아카호시(13) 등을 따돌리고 있지만 이 부문은 개인타이틀 수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일본야구기구(NPB)에서 표창하는 개인 타격부문에서 빠져있다는 의미다.
현재 상황에서 이승엽이 가장 노려볼 만한 기록은 타점과 출루율으로 볼 수 있다. 출루율 높은 톱타자가 없는 것이 요미우리 타선의 고민이기는 하지만 2번 고사카, 3번 니오카가 활발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승엽은 4번 타자로 고정 출장하고 있어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다. 또 뒤를 받치는 다카하시 고쿠보 아베가 모두 막강한 타자들이어서 상대가 쉽게 경원을 결정할 수도 없다.
이승엽은 타점에서 요코하마 무라타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라타가 13일 야쿠르트전에서 2타점을 먼저 올려 단독선두로 치고 나가는가 했지만 이승엽이 8회 마지막 타석에서 타점 1개를 추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음 출루율. 이승엽은 현재 한신의 가네모토(.52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출루율에서 기대를 갖는 것은 부쩍 줄어든 삼진 때문이다. 지난해 이승엽은 445타석에서 79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5.63타석에 한 번씩 삼진을 당한 꼴이다. 2004년에는 4.34타석(382타석에서 88삼진)마다 한 번씩 당했던 삼진을 한참 줄여 놓았다.
올 해는 더 좋다. 13일까지 48타석에서 8개의 삼진을 당했다. 6.63타석마다 한 번씩 삼진을 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작년 보다도 한 타석이 더 늘어났다.
물론 현재 1위인 최다안타도 개인 타이틀에서 멀어지라는 법은 없다. 18개로 팀 동료 아베와 한신의 앤디 시츠를 한 개 차이로 앞서고 있는 중이다. 이승엽 자신도 홈런은 안타를 많이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현재와 같은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타이틀에도 도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홈런. 이승엽은 지난 9일 주니치전에서 시즌 3호 홈런을 날린 뒤 히로시마와 홈 3연전에서 홈런포 가동을 멈췄다. 현재 이 부문은 한신의 하마나카가 5개로 선두에 나섰고 주니치의 후쿠도메, 알렉스가 4개로 뒤를 잇고 있다.
아직 이승엽과 선두가 많은 차이가 난 것이 아닌 데다 지난해 홈런왕 아라이(히로시마)를 비롯 우즈(주니치) 가네모토(한신) 이와무라(야쿠르트) 등 센트럴리그의 슬러거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선 상황도 아니므로 이승엽의 몰아치기 홈런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승엽이 일본에 오기 전 자신의 유일한 스승이라고 말했던 백인천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한국인 개인타이틀 홀더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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