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롯데, '철벽 마무리가 그립다'
OSEN 기자
발행 2006.04.15 10: 29

공만 좋다고 마무리 투수가 되는 건 아니다. 좋은 구위는 물론 상대 타자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든든한 배짱' 없이는 해낼 수 없는 보직이 '소방수'다.
팀당 5~6경기를 치른 2006시즌 프로야구 초반 현대와 롯데는 뼈아픈 역전패를 이미 한 번씩 당했다. 현대는 지난 9일 SK전서 7회까지 6-1로 크게 앞서다 8회부터 홈런 3방을 허용해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고 롯데는 14일 LG전서 8회까지 4-1로 리드하다 9회 집중 5안타를 내주며 4점을 허용해 역전패를 감수해야 했다.
현대는 그 날의 뜻밖 패배로 인해 아직까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막 후 4연패를 비롯해 6경기서 1승 5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롯데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찬스에서 발목이 잡혔다. 롯데는 '지역 라이벌'인 삼성과의 원정 개막전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타는 등 모처럼 부산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는데 홈에서 어이없는 9회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상승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지지나 않을까 고심하게 됐다.
현대나 롯데로서는 마운드를 지배했던 특급 마무리 투수들인 조용준(27)과 노장진(32)의 공백이 엄청나게 아쉬운 시점이다. 현대와 롯데는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속구 투수들인 황두성(30)과 최대성(21)을 내세웠지만 '구관들'만큼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기 시작한 '늦깎이' 황두성은 결국 2게임 등판 후 엔트리에서 빠졌다. 최대성은 12일 SK전서 세이브 한 개를 기록했지만 14일 LG전 블론 세이브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노장진은 선발에서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전환한 2002년부터 작년 시즌까지 83세이브를 올리면 든든한 '뒷문지기'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불행한 가정사를 겪은 뒤 올 시범경기서 부진한 투구(방어율 32.40)를 펼친 데 이어 시즌 개막 직전 팀을 무단 이탈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복귀 시기도 현재로선 점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조용준은 지난해 가을 어깨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에 한창이다. 신인이던 2002년부터 현대의 마무리를 맡아 칼날 슬라이더를 앞세워 특급 소방수로서 맹활약했다. 데뷔 첫 해 28세이브로 신인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4시즌 동안 115세이브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조용준은 빠르면 7월에 복귀할 전망이다.
현대와 롯데로선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된 구위에 든든한 배짱까지 갖춰 '특급 소방수'로서 명성을 쌓고 있던 둘의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전략으로 시즌을 꾸려가고 있는 현대와 롯데의 앞길이 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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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조용준(왼쪽)과 롯데의 노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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