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진화', 파워피처에서 '스트라이크 투수'로
OSEN 기자
발행 2006.04.16 07: 40

[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스피드가 중요하다기보단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합니다".
지난 주말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만났을 때 박찬호(33)가 한국 취재진에게 들려준 말이다. 그리고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전에 시즌 첫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다른 것은 몰라도 '스트라이크'란 화두 하나 만큼은 일관되게 지켰다.
박찬호는 이날 5이닝 7피안타 4실점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홈런이나 적시타를 맞아도 얼굴에 내색하지 않았다. 다만 볼 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렸을 때는 투구 인터벌을 평소보다 길게 잡으면서 스스로를 다그치는 제스처를 취했다. 2회 브라이언 매켄에게 노 스트라이크 스리 볼로 몰렸을 때와 5회 라이언 랭거한스를 볼넷으로 출루시킬 때가 그랬다.
박찬호는 이날 총 23타자를 상대해 5차례에 걸쳐 스리 볼까지 갔다. 그러나 이 중 볼넷은 랭거한스의 경우 한 번뿐이었다. 그 반대로 풀 카운트에서 삼진은 두 개를 잡아냈다.
박찬호는 이날 최고 구속 94마일(151km)를 찍었다. 4회 애덤 라로시를 상대로 던진 4구째 직구(헛스윙)였다. 그러나 이제 박찬호의 패턴은 광속구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닌 포심 투심 슬러브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배합하며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주력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지난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야말로 '박찬호 진화'의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박찬호는 10이닝 무실점 무4사구를 기록했다.
또 브루스 보치 감독은 "80구 안팎으로 투구수 제한을 두겠다"는 당초 결심을 바꿔 이날 박찬호를 98구까지 던지게 했다. 이어 20일 콜로라도전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했다. 이 역시 "스피드보다는 스트라이크"로 방향을 잡은 박찬호의 투구 패턴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여길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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