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쳐 몸값이 '8억 8000만 원'이다.
롯데가 투자한 보람이 나오고 있다. 올해 입단한 '슈퍼루키'라는 한기주(19.KIA)에는 못미쳤지만 당시로서는 엄청난 투자였다.
주인공은 2003년 신인 지명에서 잡은 고졸 유망주였던 1차 지명 장원준(21.계약금 3억 5000만 원)과 2차 전체 1번 김수화(20.계약금 5억 3000만 원). 이들은 지난 2년간 기대에 못미쳤으나 올 시즌 한층 성숙된 구위를 선보이며 롯데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 로테이션의 '좌우 원투펀치'로 떠오르고 있다.
둘은 지난 14일과 15일 LG와의 홈경기서 진가를 톡톡히 발휘했다. 14일 경기선 좌완 장원준이 LG 타선을 8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고 15일 경기선 우완 김수화가 9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으로 완벽하게 봉쇄, 프로 데뷔 첫 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장원준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9회 역전이 되는 바람에 다 잡았던 첫 승을 놓쳤다.
장원준은 데뷔 때부터 그래도 1군 마운드를 밟으며 통산 8승을 거둔 데다 지난해 7월 26일 광주 기아아전서 9회말 1사 후 이종범에 의해 기록이 깨지기 전까지 노히트노런 투구를 펼쳐 주목 받았던 반면 지난 2년간 2군무대에 머무르며 마음고생을 했던 김수화는 이날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린 것이다.
둘은 입단 때부터 롯데 마운드를 책임질 '차세대 에이스들'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기대했던 만큼 실력 발휘를 못하던 둘은 올해부터 진가를 드러낼 전망이다. 둘은 올해 형제구단인 일본의 롯데 지바 마린스의 스프링캠프에 한 달간 파견 훈련을 받은 뒤 일취월장했다.
둘은 지난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국대표팀과 평가전(일본 후쿠오카)에도 등판해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빠른 볼과 예리한 변화구로 대표타자들이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대표선수들은 "롯데 투수 정말 좋다"며 그때부터 이들의 맹활약을 점쳤다.
롯데 마린스 연수와 대표팀 상대 투구에서 자신감을 얻은 둘은 올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장원준은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며 안정된 선발 투수로서 성장하고 있다. 좌완이라는 이점도 최대무기다. 우완 김수화는 최고 구속 150km의 강속구가 주무기.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갖춰 타자들이 쉽게 공략을 못하고 있다.
2년간 투자 끝에 이제야 빛을 내기 시작하는 장원준과 김수화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에 롯데 구단 관계자들은 싱글벙글이다. 롯데는 두명의 좌우 선발에 마무리로 키우고 있는 이들의 동기생 최대성(21)까지 자리를 잡으면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할 전망이다. 최대성은 장원준 등판경기였던 14일 LG전서 뼈아픈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으나 현재 1세이브를 올리며 차세대 마무리로 커나가고 있다. 우완인 최대성도 최고 구속 151km의 강속구가 주무기다.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최고의 '원투펀치'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던 좌완 랜디 존슨과 우완 커트 실링처럼 장원준과 김수화의 '성공시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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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화(왼쪽)와 장원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