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는 빼 먹어도 조사는 꼭 챙겨야 하는 법이다"(영화사랑)
"스크린쿼터 사수 집회 때는 거의 다 나오더니 영결식에는 코빼기도 없네"(Wkwmdsk)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 신상옥 감독의 영결식이 지난 15일 오전 9시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이장호 감독이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면서 시작된 고 신상옥 감독의 영결식은 약 1시간에 걸쳐 치러졌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장호 배창호 정지영 등 후배 감독들과 남궁원 엄앵란 안성기 등 영화배우, 그리고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계 인사 약 3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그러나 문제는 안성기가 영결식에 후배 연기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조석인 발언을 한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젊은 감독들이나 배우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대해 안성기는 "내 잘못이다. 영화계 중간위치인 내가 후배들의 참석을 독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안성기는 "고 신상옥 감독과 작업할 기회가 없었다. 후배들이 마음은 있으나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것으로 좋게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게시판은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은 젊은 영화인들의 성의 없는 태도를 성토하는 글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네이버 게시판의 아이디 'fountain777'은 "영결식이 가족장이 아니라 영화인장인데 협회 회원인 젊은 배우들도 참석해야 했다. 프로다운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게시판의 아이디 '짱꼬'는 "우리나라 영화계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분이 세상을 떠났는데 참석하지 않은 후배 영화인들 반성하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줄스'는 "스크린쿼터폐지 반대집회 때 모인 영화인 반만 모였어도 이렇게 까지 실망 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영화인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좀 더 과격한 누리꾼은 "결국은 밥그릇 문제야. 자기 자신의 뿌리도 챙기지 못하면서 무슨 한국 영화를 위한다는 것이냐"며 영화인들을 매몰차게 몰아세웠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대선배라 해도 남의 영결식에 가는 것은 자유 아닌가요. 시대가 변했습니다"(오마르)와 같은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은 연기자들을 옹호하는 글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영화인들을 비난하는 '도배' 글에 파 묻혀버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최근 갑작스레 사망한 코미디언 김형곤 씨를 예로 들며 영결식을 예로 들며 개그맨들과 영화인들의 다른 모습을 비교해 비난하기도 했다.
고 신상옥 감독의 영결식이 있었던 지난 15일 저녁에는 한 영화 관련 시상식이 열렸다. 이 시상식에는 영결식장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젊은 영화인들의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의 지적대로 좋은 일에 자리하지는 못해도 나쁜 일에는 함께하는 것이 예의다. 동업자로서 후배로서 영화인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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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