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캐릭터, 이름만 봐도 절반은 안다
OSEN 기자
발행 2006.04.18 09: 54

오달건 강달고 김복실 김배득 모란실 나미칠….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속의 캐릭터 이름이다. 대충 이름만 들어도 이들의 직업 내지는 성격을 알만하다.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들은 극중 인물의 성격을 은연 중에 묘사하지 않는다. 인물의 전형을 세운 뒤 드러내놓고 접근하고 있다. 여기다 코믹 요소까지 가미되다 보니 배역의 이름이 주는 이미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름만 들어도 캐릭터의 절반은 이해가 된다.
오달건과 강달고는 어감상 건달의 느낌이 강하다. ‘불량가족’의 오달건(김명민 분)은 아예 ‘건달’의 뒤집은 말이다. ‘Dr. 깽’의 강달고도 건달 주변을 기웃거리는 듯한 뉘앙스를 떨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독한 폭력의 냄새는 없다. 건들거리기는 하지만 왠지 인간미가 남아 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김복실(정려원 분). 누구에게나 사랑 받을 이름이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팍 느껴진다. 극중에서 복실이 약아 빠진 도회지 처녀라면 맥이 툭툭 끊길 그런 이름이다. ‘소문난 칠공주’의 ‘미칠’은 예쁘기는 하지만 칠칠맞지 못한, 철없는 캐릭터가 떠오른다.
김배득과 모란실은 ‘하늘이시여’에 나오는 인물들이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여러 사람들이 무릎을 치고 있는 부분인데, 이름과 성격이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맞아 떨어지고 있다. 김배득(박해미 분)은 왠지 ‘배은망덕’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극중에서 의붓딸 자경을 끝까지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망덕’이다.
모란실(반효정 분)은 최근 들어 부쩍 미움을 받고 있다. 상처한 아들과 아들의 옛 연인을 뒤늦게 맺어주려 하는 모습이 억지스러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캐릭터를 놓고 사람들은 향기 없는 꽃 ‘모란’을 떠올리고 있다.
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은 배역의 이름 하나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늘이시여’ 홈페이지 게시판 공지에는 ‘이름 궁합’이라는 것이 나온다. 이름의 획을 세어 궁합을 맞춰보는 심심풀이이다. 제작진은 극중인물인 왕모와 자경, 영선과 홍파의 이름을 넣어 보았더니 천생연분이라는 점괘가 나왔다고 자랑하고 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의도했다면 작가는 왕모 자경의 이름을 지을 때부터 이들의 궁합까지 계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가 드라마 배역의 이름 하나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100c@osen.co.kr
‘불량가족’에서 오달건으로 나오는 김명민(왼쪽)과 ‘Dr. 깽’ 강달고의 양동근.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